최성수 연세대 교수 ‘한국 대학들의 사회이동 성적표’ 논문발표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전국 40위권 이내 대학이 아닌 경우에는 전문대가 계층상승 이동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취업에 초점을 맞춘 전문대 특화교육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최성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이수빈 연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생이 한국사회학회지에 발표한 한국 대학들의 사회이동 성적표논문에서 이같은 분석을 내놓고, 지방 전문대 출신자가 지방 4년제 중하위권 대학 출신자보다 오히려 소득계층 상승이동 확률이 높은 통계적 유의미성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소득 하위 40% 학생이 입학해 졸업 후 소득 상위 40%로 올라갈 확률이 경상권 전문대는 13.61%, 충청권 전문대는 12.34%로 도출됐다. 반면, 같은 계층상승 이동확률이 경상권 중하위권(40위권 이하) 4년제 대학은 12.2%, 충청권 중하위권 4년제는 10.33%로 나와 근소한 격차를 벌였다.

서울·수도권에서도 전문대의 계층상승 이동확률은 국립대와 상위권 대학을 제외하고는 다른 4년제 사립대에 비해 앞서 세대간 상승이동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이 가장 높은 대학군으로 나왔다.

최 교수는 "하위 소득의 세대간 상승이동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 효과성 잠재력이 가장 높고 고등교육을 통한 기회균등 효과를 가장 많이 기대할 수 있는 대학군은 전문대로 조사결과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문대들이 중하위권 대학보다 계층상승 기회를 많이 만들어내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취업전문 교육기관인 전문대가 취업특화에 맞춰 현장교육을 중시한 과정이 인문교육을 중시하는 4년제 대학의 인문·사회계열 보다 취업에 더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비수도권 대학의 2019년 취업률은 61.3%인 데 반해 전문대는 71.1%로 많이 앞서 있다. 특히, 전문대들은 산학협력을 통해 노동시장에 맞춤형 인력을 조기에 공급하는 정책도 상위 소득층 진입 성공률을 높이는데 긍정적 효과로 분석됐다.

 

<연구자의 말>

최성수 교수(사진)
최성수 교수(사진)

본 연구는 미국에서 대규모 행정자료를 이용해 개별 대학들 수준에서 세대 간 이동률(하위 소득분위 가정 출신 자녀가 대학 졸업 후 상위 소득분위에 속할 확률)을 보고한 라지 체티 팀의 연구(Chetty et al., 2017)를 발전시켜 한국의 대학들이 세대 간 지위 이동 및 재생산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이를 위해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2005~2015) 자료를 활용해 입시 서열, 국공립/사립 여부, 소재지역, 4년제 여부 등을 기준으로 17개 대학군을 분류하고 이들 대학군이 어떻게 상이한 세대 간 이동률과 유지율을 보이는지를 분석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전체적인 수준에서 한국 대학들의 상향 이동률은 이상적인 기대확률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개별 대학군 수준에서는 최상위권 대학들과 상위권 국공립대가 기대 이동률을 충족하며 중하위권 대학들보다 상향 이동에 더 많이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미국에서 엘리트 대학들의 상향 이동률이 매우 낮은 것과는 대조된다.

셋째, 사립대학들에 비해 국공립대들에서 상향 이동률이 지위 유지율과 비슷하거나 더 높게 나타나며, 저소득층 자녀의 상향 이동에 더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위 유지율은 최상위권 및 상위권 사립대학들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 이들 대학은 높은 상향 이동률에도 불구하고 지위 재생산에 더 높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이동률의 추세를 산정한 결과 지방 전문대의 성공률 및 이동률이 비교적 뚜렷하게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 세대 간 이동 및 기회 공정성과 관련하여 그 동안 상위권 대학들에 비해 대중적, 정책적 관심을 덜 받아왔던 전문대의 역할이 재조명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모든 대학군에서 예외 없이 남성의 상향 이동률 및 지위 유지율이 여성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이렇게 여성에게 불리한 차이는 특히 저소득층 출신 그리고 중하위권 대학군 졸업생에게 가장 두드러졌다. 이상의 결과는 저소득층 출신 여성이 이중적 어려움을 겪는 집단이며 대학을 통한 상향 이동 기회는 거의 전적으로 남성에게만 해당됨을 보여주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최성수 교수는 2019년 2학기에 연세대 사회학과에 부임했다. 최성수 교수는 연세대 영문학과, 사회학과 대학원, 미국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분야는 사회계층론, 교육사회학, 가족인구학, 양적방법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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