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이사회, 총장 사퇴권고...구성원 "불씨가 커져 불을 낸 꼴" 지적

학생 등 구성원 "다 큰 어른들이 조용한 학교를 혼란스럽게 했다"며 불만 박병수 기자l승인2020.07.0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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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박문수 서강대 이사장, (오른쪽) 박종구 서강대 총장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서강대 법인이사회와 총장간 불협화음이 총장 사퇴권고로 확산됐다. 외형적으로는 교비사용 부적절이라지만 학교내부의 불협화음이 밖으로 포출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이사회가 박종구 총장에게 오는 23일까지 사퇴할 것을 권고했다. 학교법인 서강대 2020학년도 제2차 이사회 회의록에는 지난 6월 23일 이사회회의에서 박문수 이사장은 박 총장에게 오는 23일까지 사임할 것을 권고했다.

이사회의 사퇴권고는 총장이 이사회 의결 없이 소송비를 교비에서 지출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박 총장은 반론을 내고 있어 내홍은 겪해질 조짐이다. 비위행위를 저지른 교원을 상대로 한 소송 비용을 학교가 교비로 지출한 것을 두고 불거진 총장과 법인간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학내 구성원들은 "일찌감치 정리했어야 할 불씨가 커져 불을 낸 꼴"이라며 "조용한 학교를 위해 하루빨리 수습이 돼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냈다. 

박 총장과 이사회 측 갈등은 이미 3년이나 됐다. 지난 2017년, 당시 박 총장은 2017년 당시 서강대 법인 상임이사이자 산학협력단 산하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A신부와 본부장 B씨 등이 학교 기술지주회사가 세운 자회사의 지분과 특허를 헐값에 매각했다며 서울서부지검에 진정서를 냈다.

검찰은 2018년 진정사건을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각하했다. 이에 박 총장 측은 정식 고발장을 냈고, 또다시 불기소처분이 나오자 서울고검에 항고했다. 서울고검은 같은해 2월 재수사를 명령해 다시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 때 법인과 총장간 의견마찰이 생겼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후 서강대 이사회는 지난 5월 2019년도 서강대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박종구 총장이 이사회 승인 없이 소송비용 등으로 교비와 산학협력단 회계에서 1억7천600만원을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교비에서 지출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총장과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 평소 잡음이나 분란이 없는 서강대가 법인 이사회와 대학본부 총장이 2017년부터 불거져온 학내 교수의 특허매각 소송을 놓고 결국 총장사퇴에 이르렀다. 학내 구성원들은 "일찌감치 정리했어야 할 불씨가 불로 번진 꼴"이라며 "하루빨리 수습이 돼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냈다.

그러자 지난 22일 사임권고를 받은 박 총장은 지난달 25일 입장문을 내고 이사회가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경위에 문제가 있다는 반박성명을 발표했다.

박 총장은 "법인이 법으로 규정한 이사회 보고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 주장만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교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기사화시킨 사실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그러나 이사장은 “교육부규정 및 이사회 중간보고에 따라 적절히 이뤄졌다고 강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총장은 "학교법인에서는 법에 근거해 대학본부 감사보고서를 교육부에 보고했다고 하니, 교육부 조사가 이뤄진 후 명백한 잘못이 판명되면 주저 없이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지난달 22일 박 이사장과 면담후 이사회에 보낸 입장문에서도 "총장 등을 징계하고자 한다는 (이사회의) 감사보고서는 일방적으로 진실을 왜곡하여 작성된 것"이라며 "법인은 문제가 된 감사보고서 내용을 지난 5월 30일까지 관할청에 먼저 보고하지도 않았으며 이것은 명백한 사립학교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또 "교육부에서 학교를 감사하겠다는 시기에 소명 및 증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총장의 거취를 다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저는 굳이 총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며 책임이 밝혀지면 스스로 거취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사회는 박 총장이 권고기한 내에 사임하지 않는다면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총장 해임안 등 후속조치 안건을 통과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사회에선 ‘총장의 소명이 불충분한 점’, ‘명백한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점’, ‘더 이상 총장의 리더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 등이 사임권고의 사유라고 제시했다. 박 총장은 이사회가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강대는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법인 및 대학운영 전반에 대한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게 된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사립대 종합감사 계획에 포함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내홍과 시기가 겹쳐 교육부는 박 총장과 이사회 간 갈등 부분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강대 관계자는 "이사회 정기 감사보고서에 부정확한 부분이 있지만 학교 측이 일일이 대응하면 내부적으로 불협화음이 우려된다"며 "향후 교육부감사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도 꼼꼼히 감사가 실시되면 옳고, 그름에 판명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교비로 소송비를 사용했다는 겉의 이유보다는 학교내 알력의 문제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또한, 또다른 학교 관계자는 "어디서부터 관계가 파열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수회에서 설립한 종립재단 답게, 학교내 학습권과 교육권을 지켜야 하는 학교답게, 더 이상 불협화음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며 "학령인구감소와 코로나 비대면이라는 심각한 상황에서 학교 관계자끼리 다툼은 치명적"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이번 서강대와 학교법인에 대한 종합감사는 2017년 3월 이후 법인 및 대학 운영 전반이 감사범위가 된다.

서강대는 미국의 조지타운대, 포덤대, 이탈리아의 그레고리오대 등과 같은 예수회 운영대학이다. 예수회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수도회 갈래다.

 


박병수 기자  pbs1239@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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