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오현호 대표 번역·기획

▲ <삶을 위한 수업> 표지

[U’s Line 유스라인 디지털국]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의 암담한 교육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입시위주 교육의 원인이 되는 대학서열화 구조를 없애자, 학벌을 타파하자, 입시제도를 개혁하자, 획일적인 공교육 체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학교, 혁신학교를 만들자 등 다양한 해법과 주장들이 있어 왔다. 그러나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우리가 가진 욕망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자녀들의 삶에 대한 그림이 기존과 달라지지 않는다면 어떤 장치와 방법으로도 지금의 교육현실은 바꿀 수 없을 것이다. 교육을 바라보는 철학이 바뀌어야 변화도 가능하다.

덴마크에서 훌륭한 교사라 평가받는 이들의 교육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책 <삶을 위한 수업>은 덴마크 저널리스트 마르쿠스 베른센이 쓰고,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우리말로 편역해 출간했다. 오 대표는 이 책의 기획자이기도 하다. <삶을 위한 수업>에는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덴마크의 부모들은 자식의 연봉이나 직장의 안정성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걸 걱정합니다. '내 아이가 열정을 가지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과연 스스로 찾을 수 있을까?'"(244쪽)

실제로 아직 세상을 경험해 보지 못해서 미숙한 판단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설사 그렇더라도 부모는 아이들이 직접 부딪혀 경험하도록 지켜보며 안내하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국내 한 대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던 한 지인이 자식들 학점 관리를 위해 부모들이 학교에 전화를 해대서 너무 힘들다고 푸념하던 일이 생각난다. 대학생이 된 자식들까지 쫓아다니는 한국 부모들의 자식 걱정과 덴마크 부모들의 자식 걱정은 너무나도 대비된다.

자녀들이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관장할 수 있는 힘을 갖도록 가르치는 것이 진정 자식을 위하는 길이 아닐까. 그 길을 덴마크의 학교수업 <삶의 수업>에서 고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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