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 합격률에 대한 불만으로 전국 25곳 로스쿨의 순위를 매기는 평가위원회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변협은 한 해 로스쿨 정원의 60% 정도의 합격자수를 배출하라는 요구를 법무부에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 않았다.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은 올해 실시된 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수는 로스쿨 정원의 88.4%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과잉배출”이라고 비판하며 내년부터 로스쿨 순위를 매기겠다고 24일 언급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시에 응시한 ‘초시(初試)’ 응시자 합격률은 74.5%이다. 변협은 법무부에 올해 변호사 합격자수를 1200명대 60대%에 이뤄지기를 요구했다. 합격률로는 3316명이 응시해 53.2% 합격률로 1768명이 합격했다. 지난해보다 2.54%p 상승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서는 로스쿨 한 해 입학정원에 75%선 합격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해 엇비슷하게 이뤄진 셈이다.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대한변호사협회는 화가 많이 났다.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자수는 한마디로 과도하다. 현실을 도외시한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내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평가할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순위를 공개하겠다는 실력행사를 언급했다.

이들은 “로스쿨이 도입취지와 달리 송무이외의 분야에 대한 교육이 매우 부족하다”며 “로스쿨제도 근본적 개선 없이 변호사시험 합격자수만 늘리면 피해는 국민이 부담하고 변호사들에게도 고통만 가중시킨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변협시험에 손 떼라"...변협시험, 변호사 선발시험으로 변질

▲ 올해 9회째 치러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그간 해마다 낮아져 50% 이하로까지 떨어지면서 로스쿨 제도시행과 함께 자격시험으로 도입된 변호사시험이 '변호사 선발시험'으로 변질됐다는 것이 로스쿨생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변호사수 통제를 위해 현 변호사시험 체제를 유지하는 법무부는 아예 시험 관리에서 손을 떼고 일체의 업무를 교육부나 독립된 기관으로 이전하라"고 요구했다. 전국 로스쿨 재학생들이 지난해 2월 18일 청와대 앞에서 변호사시험 합격률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변협 측은 합격자수가 급증해 합격자 연수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의 예산과 교육장소가 없는 상황에서 연수의 파행만 가져온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또한 변협은 “내년부터 로스쿨 25곳 평가를 수치화해 순위를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변협은 “로스쿨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엄정한 외부기관의 평가와 이에 따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신설될 로스쿨평가특별위원회에는 로스쿨 내·외부 각계각층의 인사가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와 로스쿨 재학생도 참여시키겠다는 뜻을 비췄다.

변협은 로스쿨 평가위원회를 운영해왔지만, 위원회의 인적구성이 부실하고 5년에 한 번 적합·부적합에 대한 평가만 공시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로스쿨측은 이번 합격자 발표에 앞서 포럼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선언문을 발표하며 합격률을 6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로스쿨 도입취지인 변시의 자격고사화를 위한 시금석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순석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은 “합격률이 60% 이상은 돼야 한다고 요구했던 것에 비해서는 아쉬운 결정”이라면서도 “향후 합격률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의미 있는 합격률”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요구에 미치진 못하지만 최근 2년간 지속적으로 합격률이 높아지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변시 합격률은 2012년 1회시험 당시 87.15%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 2018년 7회 시험에서는 49.35%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50.78%로 소폭 상승했고, 올해도 2.54%p 올랐다.

김 이사장은 “로스쿨 학생이 변시에 합격하지 못할까 전전긍긍하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법학공부를 하고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어야 법조인 양성도 정상화할 수 있다”며 “일부 법조계 이해단체들의 영향에 따라 합격률을 결정해 로스쿨의 도입취지를 훼손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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