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국외대 총장을 둘러싼 고민 소고(小考)

박병수 편집국장l승인2020.03.05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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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사진)김인경 골프선수 학점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학생들은 김인철 총장 퇴진 시위를 벌였다. (오른쪽 사진)김인철 총장은 지난 1월 대교협정기총회에서 대교협 회장으로 선임됐다.(오른쪽 사진출처: 한국대학신문)

대교협 A씨의 남모를 고민

며칠 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A씨는 기자(記者)에게 “요즘 대교협에는 고민이 있다. 다름아니라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이 4월 8일부터 대교협 회장 임기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 회장 승인요청을 해야 하는데…”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대교협 A씨는 회장승인요청을 교육부에 할테지만 승인이 날지, 어떨지 모르겠다는 게 그의 고민이었다. 그가 이런 고민을 하는데에는 교육부가 한국외대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수사의뢰를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한국외대와 학교법인 동원육영회를 대상으로 지난해 3~4월 걸쳐 10일간의 회계감사에서 50억원대의 회계부정 사실을 밝혀내고, 그 결과를 지난 2월 3일 발표했다. 총 18건 지적을 했다. 교비회계 지적사항이 13건, 법인회계 지적사항이 5건이다. 대교협 A씨가 고민을 할만도 하다.

이런 내용을 전해들은 기자는 대교협 A씨의 고민에 빠른 결론을 내주고 싶었다. 그래서 두 가지를 생각했다. 첫째는 검찰 수사결과가 대교협 회장승인요청 시점 이전에 나오고, 그 결과가 회장승인 적합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면 대교협 A씨의 고민은 상당부분 덜어질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두 번째는 감사 지적사항이 회장승인 결격사유에 영향을 미치냐는 것이다. 즉, 50억원대 회계부정이 영향을 미치냐는 이야기다.

교육부 주무관에게 준 고민

우선, 한국외대 관계자에 대해 수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를 취재했다. 수사결과는 예상밖에도 이미 나와 있었다. 검찰은 ▲집행목적이나 일시, 장소 기재 없이 식대나 골프장 이용료 등으로 1억444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법인카드로 쓴 내용은 ‘무혐의’ ▲법인회계로 집행해야 할 소송 86건에 대한 비용 총 12억7456만원을 교비회계로 집행한 사실은 ‘기소유예’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 담당 주무관에게 질의했다. “한국외대 김인철 총장이 오는 4월 8일부터 대교협 회장직을 수행하기 전에 대교협에서는 회장승인요청을 할텐데 최근 김인철 총장을 둘러싼 여러 부분이 회장승인에 결격사유가 되느냐”고 말이다. 기자가 교육부 관계자에게 물은 내용은 구체적으로 ▲교육부가 50억원대 회계부정을 적발한 대학의 총장인 사실만으로도 대교협 회장 결격사유 여부 ▲회장승인 결격사유가 되지 않을 검찰처분 내용에 대해서였다.

교육부 주무관은 “지금 상황에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 내용을 들여다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그래서 기자는 “한국외대 총장처럼 유사한 경우로 회장 승인이 안 난 예전 사례가 있냐”고 물었다. 주무관에게 그런 사례를 뒤져봐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금주까지 기자에게 사례 조사결과를 알려주겠다면서 “기자님이 저에게 고민을 주네요”라고 말했다. 그 고민은 엄밀히 말하면 내가 준 고민이 아니다.

총장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

이래서 대교협 A씨의 고민은 아직도 끝내주지 못했다. 교육부 담당관으로부터 사례확인이 끝나면 A씨의 고민도 어떤 식으로든 끝나게 된다. 현재 한국외대 구성원들은 총장선출제도개선에 대해 학내 공론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수 년동안 어수선한 한국외대 상황을 교수들도 감지했는지 60% 교수가 참여한 ‘총장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오는 12일 전체 한국외대 교수회의가 열린다. 이 때 인식조사결과가 김 총장에게 전달된다고 한다.

모르긴몰라도 김인철 총장은 대교협 회장 교육부승인이 날 것이다. 외대 교수들의 총장에 대한 인식조사, 학생들의 총장선출제도개선 공론화 이들 모두 총장 역할 불만족에서 빚어진 표현행위들이다. 이번 취재과정에서 K모 재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외대가 처한 상황에서 총장이 밖에서 사총협, 이어 바로 대교협 회장을 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지금 한국외대는 개교이래 가장 큰 위기라고들 말한다. 총장이면 그 위기해결에 고민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대교협 회장 이전에 대학소속 총장은 자신의 대학 구성원들의 고민해결이 우선이다. 기자가 풀어주려 했던 대교협 A씨의 고민은 풀어줘도, 안 풀어줘도 그만이다. 그러나 총장은 대학구성원의 고민은 가급적이 아니라, 꼭 풀어주겠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만약, 구성원들의 학교에 대한 고민을 풀어줘도, 안 풀어줘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총장이 있다면 아마 그것은 ‘지독한 매너리즘’이 분명하다.

 


박병수 편집국장  pbs1239@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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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동 순대국

한국외대의 이미지는 김인철 씨가 다 잡아먹는군요. 이 게 몇년째야...

2020.03.0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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