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배정액 너무 적다", 당국 "전액 국가부담 No"

▲ 대학가는 방역비용이 적어 방역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불만이다. 대학들의 주장은 등록금도 등결인 상태, 회계연도가 3월 시작인데 2월에 대학 보고 돈을 만들어 쓰라고 하면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예산당국은 중국 유학생을 유치해 학비와 식대 포함된 기숙사비를 받은 쪽은 대학이다. 돈은 대학에서 다 받고, 방역비라 해서 나라에서 다 부담하라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파이낸셜 뉴스>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중국 유학생 방역을 놓고 대학들 심기가 불편하다. 방역비용 때문이다.

교육부가 기획재정부와 줄다라기를 한 결과 예비비 42억원을 타 냈다. 교육부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 한 결과라 했지만, 대학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학가는 방역비용이 적어 방역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불만이다. 대학들의 주장은 등록금도 등결인 상태, 회계연도가 3월 시작인데 2월에 대학 보고 돈을 만들어 쓰라고 하면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대학의 이런 불만은 예비비 42억원 구조를 들여다보면 샅샅이 알게 된다. ▲인건비 25억원 ▲방역물품구입 15억원 ▲공항부스 운영비는 2억원이다.

인건비 용처는 중국인 유학생 입국후 14일간 기숙사에서 대학관리를 받거나 개인공간에서 자율격리를 실행해야 한다. 인건비 25억원은 중국인 유학생 관리 인원 2376명 인건비로 쓰이게 된다.

방역물품비는 유학생 거처인 기숙사 방역비로 12억원이 쓰인다. 이외에 유학생 관리인력이 쓸 손소독제, 체온계, 기숙사 입소 유학생이 사용할 방역용 마스크, 공항에서 거주지까지 사용할 마스크 등으로 3억원이 책정됐다.

공항부스 운영비는 공항부스에서 유학생 입국 직후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거주지까지 가는 동안 사용하는 일회용 마스크를 지급한다. 인천국제공항 2개 터미널에 각각 두곳에서 4개 부스가 운영된다.

교육부의 중국인 유학생 입국수치는 지난 23일부터 3만1462명 입국예정이다. 6926명은 입국 일정이 파악되지 않았다. 국내에 이미 입국해 기숙사나 자가격리 14일에 들어간 학생이 1만여명이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 19로 관리를 받는 중국 유학생은 약 4만명선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최근들어 국내에 코로나 19가 확산일로를 나타내면서 한국으로 입국을 포기하거나 휴학을 선택하는 중국 유학생이 늘고 있어 4만명에서 적지 않은 숫자가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충남대는 3월 15일까지 입국 예정인 중국인 유학생 118명 중 111명이 아직 입국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이중 5명은 휴학을 신청했으며 중국 학생을 제외하고도 베트남 학생 등 다른 국가의 유학생들도 입국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의 주장은 공항부스 운영비를 뺀 40억원을 대상자 4만명으로 계산하면 1인당 10만원, 대상기간 14일로 나누면 학생 1명당 7142원인데 한 끼 식사비에 불과한 금액이라는 것이다. 중국 유학생이 3000명이 넘는 대학 입장에서는 방역비와 식사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다보니 교육부에서는 “대학혁신지원사업비에서 쓸 수 있도록 했다”고 첨언한다. 이에 대해 K대 한 관계자는 “대학혁신지원사업비의 계획된 용처는 없는 게 아니잖냐”며 “대학혁신하라고 준 사업비를 방역비로 쓰라고 하면, 대학혁신은 어떻게 하냐”고 항변한다. 또한 돈을 쓸려고 해도 3월 회계연도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방역비를 만들 수 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기획재정부 C모 과장은 “중국 유학생을 유치해 학비와 식대 포함된 기숙사비를 받은 쪽은 대학이다. 돈은 대학에서 다 받고, 방역비라 해서 나라에서 다 부담하라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다시 이에 대해 H대학 관계자는 “지금 전염병 상태는 국가적 차원에서 방역을 하는 상황이지 개별대학에서 하는 것이 아니잖냐”며 “대학에다 상당부분의 방역비를 부담하라면 충실한 방역을 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교육당국이 알아야 한다”고 반발했다.

한편, 인하대 중국인 유학생 절반 이상이 대학측에서 제공하는 격리시설 수용에 반대해 원룸 등 개별시설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거나 들어갈 것으로 보여 관리·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반면, 인천대는 전체 중국인 유학생 200여명을 전원 대학기숙사에 수용격리해 2주간 모니터링을 한다.

인하대는 코로나19 발병 직후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실시한 사전 설문조사에서 전체 유학생의 55%인 410여명이 2주간 기숙사 격리조치에 반대해 개별시설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다.

앞서 미리 입국한 인하대 중국인 유학생 200명 중 자발적으로 대학 기숙사에 격리조치를 받은 학생은 모두 8명에 불과하다. 증상이 없어 현재 자가격리가 해제된 학생은 100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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