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명지학원, "임시이사파견 설마…"했다 일각, "알았어도 어쩔 수 없었을 것" 의견분분

박병수 기자l승인2020.02.0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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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 역사의 명지학원에 임시이사가 파견됐다. 학교 관계자들은 교육부로부터 임시이사 파견 통보를 받자 "설마, 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학교내에서 법인 채무자 파산신청에 대해 학생들이 시위를 하는 모습.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교육부가 3일 재정부실을 이유로 학교법인 명지학원 이사회 12명 전원에 대해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한 가운데 명지대, 명지전문대, 명지중학교, 명지고교를 운영하는 명지학원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하겠다"며 처분이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임원승인이 취소되면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10명의 임시이사를 정해 파견하고, 학교운영 전반에 대해 관리감독을 대신한다.

한편, 본지가 지난해 12월 15일, 27일 2회에 걸쳐 ‘명지대 임시이사 파견 초읽기’등의 기사를 보도하기 위해 취재하는 동안 명지대 관계자들은 교육부의 임시이사 파견결정 분위기에 대해 “설마 나오겠냐, 학교내에서는 ‘임시이사’라는 말조차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측 관계자들은 임시이사 파견 가능성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말을 하니 교육부 관계자는 “법인 관계자를 불러 청문회도 진행하고, 이행 계고장도 보내고 했는데 임시이사 나올 가능성에 대해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너무 낙관적인 불감증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대학측 한 고위 관계자는 “50여억원이면 정리가 되는 상황인데 교육부에서 이 때문에 임시이사를 파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 시점에 유병진 총장이 명지대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단체 서신에서 “학교를 위해 늘 노력해주는데 감사하고, 앞으로도 같은 사랑을 부탁한다”는 의례적인 총장 단체 서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임시이사 파견이 결정된 이후 한 직원은 “총장으로서 어떤 일이 닥쳐도 함께 이겨나가자는 말 한마디라도 있었다면 교육부와 학교법인간 이야기가 잘 안되는가”라는 추정도 했을 텐데 없이 단체서신을 보내고 나서 임시이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도 없었다가 청천벽력 같은 일을 당하니 너무 황당하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취재 당시 교육부 관계자는 ”이행사항을 요구하는 계고장을 보냈으나 명지대측은 계고장의 이행사항을 하나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입장도 학교내 불협화음이 순조롭게 해결되기를 바라지만, 계고사항이 전혀 이행되지 않아 채권자들로 인한 학교법인 파산신청이 또 들어온다면 교육환경은 또다시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되는데 교육부가 이를 계속 지켜 볼 수는 없지 않겠냐“고 말한 내용을 당시 보도에 게재했으나 명지대 측은 특별한 조치를 단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일각에서는 당시에 명지학원 학교법인에서는 이대로 가면 임시이사가 나오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지만 교육부 계고사항을 이행하기에 법인의 재정적 능력으로는 역부족임을 판단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명지학원은 지난 2004년 명지대 용인캠퍼스 내에 지은 실버타운에 입주자들을 위해 골프장을 짓겠다고 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했고,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소송을 내서 2013년 192억원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2018년과 지난해 일부 채권자가 법원에 명지학원 파산을 신청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부터 ”부채상환 대책을 제시하라"는 계고장을 보냈고, 이에 대해 명지학원은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처분해 1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그러나 "수익용 기본재산 비율이 떨어지게 된다"며 불허했다. 수익용 기본재산은 학교법인이 대학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운용하는 재산으로, 처분하려면 동일한 수준의 대체 재산을 마련해야 한다. 명지학원 측은 "대책을 제시했는데 교육부가 받아들이지 않아서 유감"이라며 "행정소송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명지병원 건립이 명지학원의 수난사 시작"

70년 역사 사립대 임시이사 파견 보면서 대학역할 고민할 때

지난 2012년 서울고법 형사11부(강형주 부장판사)는 명지학원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교비 수백억원을 횡령하는 등 2000억원대 사학비리를 저지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구속기소된 유영구 전 이사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 유영구 명지학원 전 이사장(왼쪽), 유병진 현 명지대 총장

재판부는 "명지학원의 존립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점, 실질적 피해자인 학생들의 피해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 범행이 장기간 조직적·계획적으로 이뤄진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 선고된 132억원 상당의 교비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했으나 형량은 동일하게 유지됐다. 유 전 이사장은 2004~2005년 명지대 용인캠퍼스 부지를 명지건설에 매각한 대금 340억원을 교비회계로 처리하지 않고 명지학원 채무변제에 쓰는 등 명지학원과 명지건설 자금 800억원을 횡령하고 명지학원에 1천7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작년 5월 구속기소됐다. 2009년 2월부터 KBO 총재를 맡았던 유 전 이사장은 감사원과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의 고발로 검찰 수사대상에 오르자 2011년 5월 총재직을 사퇴했다.

▲ 명지학원 소유로 있었던 중구 서소문소재 명지빌딩(현재는 현대퍼시픽빌딩). 한 때 월 임대료가 상당액에 달했지만 매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유영구 전 이사장에게 일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사실 그 이전이다. 1990년대 후반 강원도 관동대에 의대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유영구 이사장의 패착은 명지학원의 약체로 만들었다. 의대를 유치했지만 의과대학 학생들의 수련병원인 부속병원 건립이 문제였다. 서울시 서대문구 세영병원을 인수한 후, 의료진을 그대로 고용승계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지구에 종합병원 명지병원을 세웠다. 대학가에서는 오늘날 명지학원 수난사는 이때부터라고 말한다.

1997년에 명지병원이 건립됐다. 하필이면, 당시는 숨막히는 IMF 외환위기 시절이었다. 대학병원 특성상 의료장비를 마련하는 비용이 천 억대가 훌쩍 넘어갔다. 당시 병원건물 시공은 명지건설이 맡았는데, 명지병원이나 명지병원의 수혜자인 관동대는 당시 건물들을 짓느라 재정상황이 좋지 않았다. 문제는 돈을 쳐들인 명지병원의 수익이 예상보다 훨씬 밑돌았다. 이는 건물 시공비를 줘야 하는 명지건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유영구 전 이사장이 연대보증인이었기 때문에 명지건설의 부도는 곧 유영구의 인생부도, 파산을 뜻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유영구 전 이사장은 서울시내 중구 서소문에 명지빌딩(현대퍼시픽타워)을 짓고, 경기도 의왕시에 정원고교를 인수해서 명지외고를 건립했다. 여기서 건설비를 또다시 받지를 못하면서 2004년과 2006년 두차례 명지건설의 부도를 맞게 된다. 명지건설 회장인 유영구 전 이사장은 1천억대 연대보증이 자신의 이름으로 돼 있고, 명지건설 비리도 문제가 돼 명지빌딩을 2600억원에 매각하고 관동대, 명지대의 돈을 횡령까지 하면서 구속되기에 이른다.

2004년에 명지대 소유의 부지 340억원을 매각한 대금을 명지건설 채무변제 용도로 썼다. 명지학원 소유 부동산 매각대금 1700억 상당을 명지건설 증자에 사용했다.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나빠지자, 2008년에 명지외고 매각을 시작으로, 명지건설을 대한전선에 매각, 명지의료재단도 매각했다.이런 상황에서 관동대 양양캠과 명지대 용인캠퍼스 실버타운내 분양자 무료골프장 이용 등등으로 홍보하면서 분양희망자를 끌어드렸지만 결국 실버타운과 골프장은 지어지질 않고, 오늘날 명지학원에 임시이사 파견으로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유영구 전 이사장은 2011년에 구속됐고, 2012년에 징역 7년을 선고받으면서 일선에서 떠나게 됐다. 현재 동생인 유병진 씨가 관동대 총장을 거쳐서 명지대 총장을 맡고 있다.

70년 역사의 명지학원이 최근 걸어온 길을 보면서 대학의 갈 길,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더욱이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와 융합 또한 자기역할의 충실성에서 기인하리라 본다.

 


박병수 기자  pbs1239@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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