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만큼 별도수입목표 '안간힘'…특성화, 대학강점 비즈니스화 전력

▲ 국민대(총장 임홍재) 자동차융합대학 소속 동아리 KOOKMIN RACING팀(이하 ‘KORA’)이 지난 4월 세계 자작자동차 대회인 Formula SAE와 Shell Eco-Marathon 출전을 위한 출정식을 열었다. 이번 출정식에서는 고성능 포뮬러카와 고효율 친환경 자동차를 동시에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공학회 SAE가 주최하는 Formula SAE(FSAE)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학생 자작자동차대회로 손꼽힌다.

10년후 대학 절반이 폐교위기에도 등록금 인상타령만?

[U’s Line 미래교육정책연구소] 지난해 한국의 출생아수는 31만7685명. 이들의 예상대학진학 수치를 2018년 진학률 69.8%로 그대로 계산한다고 해도 22만명에 불과하다. 2018년 대학 입학정원 484,775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대학진학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 대학들이 십수년까지 가지 않아도 절반 이상이 폐교 하거나, 각 대학이 입학정원을 현재보다 절반으로 줄이던가 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등록금 이외 재단전입금이나 수익이 없는 한 대학의 전체적인 운영규모도 당연히 절반으로 줄일 수 밖에 없다.

특히, 한국의 대학에게 입학 학생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는 ‘재정 취약성’이다. 한국 사립대 등록금 의존도는 정부의 국가장학금 지원액을 제외할 경우 등록금 의존율은 60%대를 기록한다. 더구나 수강료(시간제 등록금)와 교육부대수입(입시수수료 등)처럼 학생·학부모 주머니에서 나오는 운영수입을 합치면 교비회계 수입에서 학생들이 학교에 내는 돈은 70%이상으로 집계된다. 미국과 일본의 대학 등록금 의존도는 대략 30% 정도인 것에 비교하면 한국 학생들이 학교운영에 기여도는 이웃나라들에 2배가 넘는 셈이다.

발빠른 대학들 등록금수입보다 많은 산학협력수입

결국 재정의 취약성, 구체적으로는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 수입을 유지하거나, 늘리지 않으면 이제 학교의 존립은 힘들다. 여기에다 학생감소는 매년 줄어 대학 등록금 수입도 비례해 줄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학생감소에 대응정책으로 추진된 1주기 구조조정 기간(2013~2017년)동안 학부입학정원이 총 6만1,410명(2013년 대비 2017년) 줄어 11.3%나 감축했다. 학생감소는 당연히 등록금수입 감소로 이어져 2,912억원(2013년 대비 2017년)으로 무려 3000억원이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2017년까지 등록금수입 감소보다 향후 등록금수입 감소가 더 본격화할 것이라는데 있다. 문재인 정부 2주기 구조조정에 따라 2021년까지 정부 권고로 1만명, 시장자율로 4만명 등 총 5만명을 감축하게 돼 있다. 문재인 정부의 3주기 구조조정은 “대학이 알아서~” 줄이라는 것이지만 박근혜 정부 구조조정계획을 빌어 기준하면, 2023년까지 5.5만 명을 추가 감축하도록 돼 있어 향후 5년내 10만5000명을 감축해야 한다. 이에따라 등록금 수입도 5000억원 이상 더 감소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학들은 10년째 동결한 등록금을 ‘등록금상한제’기준내에서 인상을 허용하고, 인상한 대학에 재정지원 불이익을 연계하지 말라고 163개 대학의 동의를 받아 대교협은 교육부에 건의문을 전달했다. 그러나 한국 대학들의 재정 취약성과 급격히 감소하는 학생감소율을 볼 때, ‘등록금 인상이 진정 이 난국을 풀 해법인가’를 따져보면 고개가 저어진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10년후 대학절반 폐교 예정수순…재정해법, 등록금인상 맞나?“고 반문한다. 등록금으로는 결코 대학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일찍이 눈치 챈 몇몇 국내·외 대학들의 행보가 빠르다.

국민대 – 산학협력 기술이전료수입 전국대학 1위

제너럴모터스 출신 총장, 자동차융합대학 산학협력 성공 이끌어

임홍재 국민대 총장은 대학위기를 산학협력에서 찾는다. 임 총장은 “대학재정수입은 등록금·평생교육원·유학생유치·산학협력 수입 등인데 국내 상위 10개교는등록금 외 수입이 등록금 수입을 넘어서고 있다.  모든 대학이 뛰어든 평생교육은 더 이상 차별성이 없고, 외국인 유학생유치사업은 재정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이는 특성화시키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국민대는 규모가 크고 지속가능하면서 대학연구역량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되는 ‘산학협력수입’을 늘리는 것이 학생감소라는 위기를 돌파하고 재정을 확대해 대학을 도약시킬 수 있는 길로 판단하고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국민대의 산학협력 성과는 놀랍다. 산업현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교수들은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파 악하고 이를 연구에 접목시켜나간 기술이전에 따른 기술이전수입료 실적은 57억8477억원(2018년 기준)으로 전국대학 1위를 차지했다. 현재 국민대 등록금 수입은 1521억원이다. 임 총장은 임기내 산학협력수입이 등록금수입을 넘어서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 총장은 “정부·기업의 연구과제 수주 등으로 구성된 산학협력단 수입규모가 현재 780억원 규모인데 앞으로 이를 2배 이상 늘려 1500억원, 2000억원이 되도록 할 것인데 국책연구과제나 기업연구비 수주규모를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리는 게 목표달성의 핵심사항”이라고 밝혔다. 임 총장은 1993년부터 국민대 공과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社에서 신차개발담당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의 산학협력을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료제공 : 국민대>
 

서던캘리아포니아대 - 글로벌네트워크 특성화 미국명문대

글로벌 특성화대학, 실용적 네트워크 기반으로 유학생 유입

잠시 해외 눈을 돌리면 미국 대학들이 외국 유학생 유치에 혈안이 된 적이 있다. 바로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주 정부의 대학 지원이 크게 줄어들었을 때다. 2008~2012학년도에 미국 대학들은 학생수업료를 28%나 인상했다. 이 기간 동안 큰 역할을 한 것이 외국인 유학생들이다. 특히, 미국 명문대중의 하나인 ‘서던캘리포니아대(USC)’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다른 대학들은 부족한 국가보조금을 채우기 위해 유학생유치를 했다면 ‘USC’는 대학의 글로벌화를 촉진화해 실용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예술이나 문화중심의 세계 대학의 실현 한 방법으로 채택했다는 것이다.

맥스 니키아스 前 총장은 2010년 당시 이러한 전략을 세웠다. 그는 “대학이 단지 이론적인 교육만 제공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을 했다. 미국 국적이든 한국 국적이든 글로벌 학생, 추후 미래 글로벌 시민을 양성하는 게 서던캘리포니아대의 목표로 잡았다. 특히, 글로벌 학생은 기업가 정신이 어느 누구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가서 사업성공을 한다면 USC의 동문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USC 동문기부금은 한 해(2018년 기준) 1억3000만 달러나 된다.

그는 이어 “현재 로스앤젤레스 캠퍼스를 기준으로 전교생의 25%가 외국인 유학생이다. 약 10000명이 넘는다. 전 세계 115개국에서 온 학생들이 캠퍼스내에서 ‘작은 지구촌’을 형성하고 있다. 학교내 종교단체만 해도 100개에 달한다.

유학생들은 재학기간 동안 강의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의 학생들과 소통하며 인생에서 매우 값진 글로벌 감각을 갖추는 것은 예전에도 중요했고, 이제는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외국유학생이 USC만에 특별한 커리큘럼이나 프로그램이 있어서 선택했다면 보다 많은 시너지를 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시작한 글로벌 캠퍼스 확대전략은 매우 유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도 ‘USC’는 서울을 비롯해 도쿄·상하이·상파울루·멕시코시티 등 주요 도시에 현지 사무소를 두고 세계 각 도시의 고등학교와 접촉해 좋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 약 2000개 고등학교에 직접 우리 학교의 직원이 방문해 지원자 추천을 받는다. 단지 우리 학교에 지원하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학교가 먼저 적극적으로 인재를 불러오기 위해 관계를 형성한다. 또한 자매결연 해외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생들에게도 유학을 권유하고 있다.”며 글로벌 캠퍼스유지에 대한 방법을 소개했다.

맥스 니키아스 前 총장은 “중장기적인 외국유학생사업을 위해 필요한 내용은 교육과정 국제화, 네트워크 국제화, 조직의 국제화, 학위의 국제화인데, 여기다 자신 대학만의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면 대학의 글로벌화는 보다 손쉽고, 그 부분을 특화시켜 그 나라에 로컬화(현지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맥스 니키아스 前 총장은 “한국은 USC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의 한진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모두 USC 동문이다. 대한항공 LA노선이 취항하면서 더 많은 관계를 맺게 됐다. USC의 세계 글로벌 시민 정책의 성과가 그대로 드러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맥스 니키아스 총장은 한국의 대학에게 조언을 당부했더니 “최근들어 한국의 소식을 자주 접하는데 ‘한류문화’에 대해 감동이 컸다. 한류문화는 하나의 학문이자 한국의 대학이 충분히 특화할 수 있는 요소이다. 학문으로서, 실용학과로서 말이다.(It is a factor that Korean universities can sufficiently specialize in. As a scholar, as a practical science.)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너무 훌륭한 요소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한류문화대학원이 개원을 했더니 중국 CCTV방송국 고위 관계자들이 강의를 들으러 왔다더라. 한류가 아니었으면 그런 일이 벌어졌겠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문화·예술로 세계가 하나가 된다. 굳이 자신의 것만을 고집하는 나라는 도태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것이며, 이를 대학들은 유심히 봐야한다”고 말했다.
 

포스텍 – 창업대학, 포항비롯 경남 일자리 창출

이스라엘 히브리대 롤모델·無學科제 등 도입

한국의 대학 재정 취약성 극복방안에 대해 국내 대표적인 연구중심대학 ‘포스텍(POTECH)’ 총장을 지낸 김도연 포스텍 前 총장은 “이제 대학이 살려면 스스로 재원을 창출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각 대학은 자신들의 역할로 어떤 '가치창출'을 만들어 낼 것인가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학이 스스로 부(富)를 창출해내야 혹독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기존에는 교육을 통한 '인재가치' 창출, 연구를 통한 '지식가치' 창출, 이에 더해 여러 분야에서 창업·창직 등 '사회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데 실질적 도움을 주는 대학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 前 총장은 “포스텍의 가치창출, 부(富)의 창출 롤모델은 이스라엘 도시 예루살렘 히브리대”라고 말했다. 그는 “히브리대의 암논 샤슈아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창업한 자율주행업체 '모빌아이'는 예루살렘에 창업 생태계를 탄생시켰다. 히브리대는 모빌아이를 인텔에 매각하면서 17조원의 부를 창출했고, 이후 모빌아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예루살렘 지역에 4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낳았다. 현재 예루살렘은 자율주행기술의 세계중심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前 총장은 “포스텍의 가치창출이 성공하려면 '융합적 인재'를 양성해야한다. 4차 산업혁명 미래는 '융합의 시대다. 이를 위해 포스텍은 과감히 교육과정을 융합했다.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무학과(無學科)·무전공(無專攻) 입학제'를 실시했다. 일반적으로는 고교생이 특정학과를 지원해 대학에 입학하지만 포스텍에서는 2019학년 입시부터 학과를 선택하지 않고 단일 계열로 입학했다. 학생들이 2학년 1학기까지 총 3학기 동안 전공 없이 다양한 과목을 수강하고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며 가치창출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한 발짝 미리 짠 전략에서 탄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은 망하지 않는다”…한국 제자리걸음 30년

김도연 前 포스텍 총장은 “현재 한국 대학의 75%에 달하는 사립대 상당수가 생존마저도 버거운 재정 상황이다. 어떤 대학은 깨진 유리창도 못 갈아 끼울 정도라는 소리도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의 질이 좋아질 수 있겠나. 정치적 구호로 시작된 반값 등록금 정책이 이젠 아무도 못 깨뜨리는 사회규범이 됐다. 대학이 서로 경쟁할 수 있도록 시급히 시장기능이 들어와야 한다. 특히, 한국의 대학은 재정이 취약하면서도 이를 극복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다. 아마도 ‘100년 된 기업은 망해도 100년 된 대학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상한 마법에 걸려 있는 듯하다. 이런 사고방식은 한국 대학을 30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10년후 대학 절반 폐교예정 수순”

한편,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대학 스스로 자구책 마련은 늦었기 때문에 특단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한다. 조 교수는 “단순히 계산해도 십년 조금 조금 넘으면 2030년부터는 한국 대학의 절반은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며 “학생수 급감에 따른 ‘정해진 미래’에 각 대학은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고 조언했다. 이어 조 교수는 “시장에 맡겨 자연스럽게 대학이 줄도산 하도록 내버려두거나, 정부가 개입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방법 두 가지밖에 없다”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대학이 자율적으로 폐교할 수 있는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인환 U’s Line부설 미래교육정책연구소소장은 “대학마다 특성화는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특성화 전략은 자신의 대학만이 갖고 있는 전략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국내·외 시장니즈에 부합하면서 대학운영에 필요한 수익적 가치, 미래가치가 반드시 창출될 수 있는 중장기적인 발전전략이어야 한다. 꼭 유념해야 하는 것은 한국에서 대학특성화는 대학구조개혁의 일환이어야 하며, 글로벌 대학으로의 발전플랜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키(近畿)대학, 일본의 대표적인 특성화 대학의 실용성

일본 대학가에서는 대학 특성화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로 긴키(近畿)대학을 꼽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2014년 오사카(大阪) 사립 긴키(近畿)대에 일본 대입 수험생 10만5890명이 몰렸다. 그 결과 긴키대는 간사이(関西) 대학 최초로 지원자 수 전국 1위를 달성했다. 최근 4년 연속 지원자 수 1위였던 메이지(明治)를 비롯해 와세다·니혼(日本) 등 도쿄(東京)의 대학들을 모두 제친 것이다 .

1948년 설립된 긴키대는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교토(京都)나 나고야(名古屋) 등 공부 잘하기로 소문난 지방 명문대가 아니다. 입학 성적은 도시샤(同志社)나 리쓰메이칸(立命館) 등 간사이 유명 사립대보다도 아래다. 그러나 건학 이념인 '실학(實學) 교육'으로 입지를 구축했다.

긴키대의 비결은 끊임없는 특성화로 이어지는 혁신을 꼽는다. 이 학교는 개교 때부터 어류 양식 연구에 집중했다. 가두리 양식법(1955년), 참다랑어 양식법(2002년)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소가 벤처기업을 만들어 ‘긴키 참치’(이 참치를 ‘긴다이마구로’ 긴키대 참치)라는 브랜드로 출원해 판매했다.

▲ ▲긴키대학<近畿大學)은 일본 대학중 특성화에 대표적인 대학이다. 한 예로'긴 키대학교 수산연구소'라는 씨푸드 레스토랑을 도쿄 긴자에 오픈해 대학재정운 영의 재원마련과 시민들에게 친근한 대학이미지를 심고 있다. <사진 일본 도쿄긴자 소재 긴키대 수산연구소 스시레스토랑>

이어 대학법인 최초로 오사카·도쿄에 스시(횟집)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레스토랑 이름은 ‘긴키(近畿)대학교 수산연구소’다. 이 스시집은 단순한 대학재정도움 차원과 일본 전역에 학교이름을 크게 알라는 마케팅 효과를 동시에 보기 위해 마랸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긴키대는 이공대라는 ‘남자의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깨기 위해 여성이 선호하는 사회·심리·인테리어 디자인 등을 새로 개설했다. 여자 화장실은 남자 화장실보다 2배 이상 넓히고, 파우더룸도 만들었다. 캠퍼스에 100% 영어만 쓰는 ‘영어촌’을 만들었고, 2013년에는 일본 최초로 인터넷 원서 접수제도를 실시해 지원료를 3000엔(약 2만7500원) 낮췄다. '서열에 얽매이지 않는 독창적인 대학'이란 이미지를 쌓았다.

또한 '간사이((関西)의 아름다운 캠퍼스 1위'로 소문을 탔고, 현재 긴키대 여학생수는 20년 전보다 2배 늘어나 정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평소 "도쿄대 말고는 대학 가는 의미가 없다"고 독설을 날렸던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 전 라이브도어 CEO는 이 책을 읽고 "긴키대는 있어도 좋을지도 모르는 대학이다"고 평가했다.

슈도대, ‘지역특성화’·‘인턴십’으로 지원자 몰려

대학입학 연령인 18세 인구가 계속 줄면서 일본에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해마나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슈도대는 지원자가 줄지 않고 있다. 2018학년도 입시에서 1천415명 모집에 1만611명이 응시해 지난 3년간 비슷한 경쟁률을 보였다. 현재와 같은 학령인구 감소상황에서 슈도대처럼 꾸준한 입시경쟁률을 나타내는 대학은 드물다. 지원자를 모이게 하는 매력은 철저한 지역 특성화에 있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 설명이다.

▲ ▲ 슈도대가 운영하는 국제학생기숙사(International House) 모습

혼슈 서쪽끝 지방을 중국(中國)지방이라고 한다. 중국은 돗토리·시마네·오카야마·히로시마·야마구치현으로 이뤄진다. 남쪽으로는 세토 내해를 사이에 두고 시코쿠(四國)섬과 마주한다. 시코쿠는 도쿠시마·가가와·에히메·고치현으로 구성돼 있다. 규슈 섬과 시코쿠 섬은 대교로 연결된다. 슈도대는 중국·사국지역 최고 명문 사립대로 꼽힌다. 히로시마대학이 최고 국립대로 우수 인재양성에 주도적 역할을 하지만, 슈도대는 지역에 필요한 인재양성으로 이 지역 최고 명문사립대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슈도대 교육방침은 지난 4월에 국립 히로시마대 교수를 영입해 국제커뮤니티학부를 신설한 대목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기존 슈도대 국제정치학과가 실용성이 떨어져 취업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제커뮤니티학부 정원은 국제정치학과와 지역행정학과 각각 75명이다. 두 학과 학생은 학문적 교육보다는 체험적이고 실천형 과목을 배워 지역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인재를 키워 달라는 지역요청을 받아들였다. 기존 국제정치학과 방향을 체질개선시켜 보다 지역필요인재로 만들어낸다는 현실적인 모토를 내세웠다.

슈도대의 인재양성 방침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세계적인 지식으로 지역에서 일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슈도대는 지역 인재양성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이 때문에 지역 경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내 중국(中國)지역 기업체 사장을 출신 대학별로 분석하면 사립대 중에선 슈도대가 가장 많다. 일본 전역으로 보면 사립대 가운데에서는 긴키대학 출신 사장이 가장 많지만 중국지역에서는 슈도대 출신이 긴키대보다 앞선다. 슈도대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슈도대가 이처럼 경쟁력을 확보한 배경에는 특유의 ‘인턴십’이 자리한다. 슈도대가 지자체·신문사·기업체 등에 인턴십으로 파견하는 학생은 국립 히로시마대보다 더 많다. 전통적으로 인턴십을 통해 기업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지역경제단체와 관계도 매우 긍정적이다. 히로시마대가 세계적 연구자를 배출한다면 슈도대는 지역 인재양성으로 차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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