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특별취재팀, 전국 대학·입시 관계자 인터뷰

▲ 거점국립대 9개대 공동입학설명회가 9일 오후 서울코엑스에서 열렸지만 자리는 썰렁했다. 서울 및 수도권 학생들의 거점국립대에 대한 반응을 그대로 타타내는 듯 했다.

[U's Line 유스라인 특별취재팀] 올해 2020학년도부터 대학 입학정원보다 입학자원이 더 적은 상황이 벌어지면인(in)서울 대학 경쟁률이 더 치열해지고, 수시 상향지원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예상은 지난 6일 교육부가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하는 '대학혁신지원방안'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발표 내용중 정원 감축을 강제하지는 않지만 신입생충원율로 평가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이 전해지면서 지역대학의 살아남기가 험난할 수 밖에 없다는 예고가 잇따르면서 확산되는 분위기다.

본지 특별취재팀·지역주재 기자는 지난 7~9일사이에 지역대학 관계자, 입시전문가, 수험생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실시했다.

경남소재 C대학 기획처 관계자는 “우리 대학만하더라도 근근히 버텨왔다. 그러나 이제 대학정원보다 입학학생이 적은 상황에서는 비상체제가 아닐 수 없다. 어떤 입시전문가는 지역대학의 기피심리가 커질 것으로 보여지고, 최근 교육부의 대학혁신방안은 ‘지역대학이 알아서 살라’는 의미다 보니 수험생들이 보다 현실적 판단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이럴 바에는 전문대나 사이버대로 가는 게 현실적이다’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걱정했다.

전남소재 C대학 대외협력처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중에 큰 비중을 차지한 내용이 지방분권인데 지방분권의 첫 발은 대학분권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 의미, 지역필요 인재양성, 지역특성화 등이 모두 대학과 무관한 것이 없다. 그렇다면, 교육부 차원이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지역대학 문제를 바라봐야 하는데 강건너 불구경하는 듯 해서 너무 속상하다”고 성토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정원과 학생수 역전으로 인서울 대학 '쏠림현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 수시모집에서부터 지방대 기피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전반적인 대입 경쟁률은 학생감소에 따라 하락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학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대학은 정해져 있다. 이들 대학 경쟁률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학생감소로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대학'과 '학생을 데려와 충원해야 하는 대학'으로 나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김인환 미래교육정책연구소 소장은 "수험생들 사이에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수시모집에서 이른바 '상향지원' 추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대학에 다니면서 다른 대학에 지원하는 탈(脫)지역대학 반수생이 크게 늘 것이기 때문에 지역대학의 자구책은 시급해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소장은 ”경쟁 완화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선호 대학이나 학과에 진학하려는 경쟁이 오히려 치열해질 수 있는데 이런 기대심리 상승은 재수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그는 특히,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지방대 기피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 수시에서 최종 합격하면 수능을 아무리 잘 보더라도 정시지원 기회가 박탈되기 때문이라고 전망한다.

김 소장은 대학의 자구책과 정부의 지역대학만을 위한 지원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지자체와 지역대학간 공동노력은 청년일자리 창출과 그 일자리가 지역경제와 지역특성화를 창출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져야한다고 제기했다. 그는 일시적인 지원금 수혈로 그치는 지역대학 살리기는 추후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충남권 거주 C고교 대입 수험생 P군은 “목표하는 대학합격을 위해 준비를 해왔지만 이번 수시지원에서 꼭 목표 대학이 아니더라도 인서울 대학지원을 할 계획”이라며 “성적이 비슷한 내 주변의 친구들도 모두 수시지원에서 인서울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P군은 인서울 대학을 목표로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인식이 시간이 갈수록 인서울대학과 지방대학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판단을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고3 학생이 치르는 2020학년도의 대학 입학가능자원은 47만9376명이다. 지난해 기준 대입 정원 49만7218명보다 1만7842명 적다. 대입정원이 그대로 유지를 전제한다면 내년 입시는 7만6325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최근 대학혁신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학령인구와 입학가능자원 추계(고교 졸업생 진학률과 재수생 등으로 추정)를 분석해 발표하면서 오는 9월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2020학년도 수시모집부터 처음으로 입학가능자원이 대학정원보다 적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분석통계 기준은 통계청이 올해 3월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중위기준) 자료’를 근거로 했다.

취재 = 특별취재팀 오소혜 기자 박수연 기자/ 이윤 경남취재본부 기자 / 전낙성 호남취재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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