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창신대 인수, 부영그룹 회장에게 주어진 진짜 변론 기회

박병수 편집국장l승인2019.07.3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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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 13위 부영그룹이 창원소재 4년제 사립대 창신대를 인수했다. 재정상황이 전 학교법인 보다 월등한 건설사의 대학인수라는 긍정적 반응과 인수자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잦은 범법 행위로 교육사업 참여에 적합하지 않다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향후 부영그룹의 창신대 운영과 행보에 주목이 된다. <사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건설업 분양목적 인수설 돌아

자기자본 7조1553억원, 자산규모 22조8481억원, 연 매출 1조원대의 종합건설기업, 재계순위 13위 부영그룹(대표이사 회장 이중근)이 경남 창원소재 창신대를 인수해 8월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지난 7월 24일께 부영그룹의 창신대 인수가 공식적으로 알려졌지만 본지가 인수소식을 접한 시점은 지난 7월초순이다. 또한 부영그룹의 창신대 인수는 경남지역 아파트 분양과 직접적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여서 날아왔다. 경남지역 교계 A장로는 “건설업이 주력업종인 부영이 교육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마도 경남지역 아파트 분양사업과 밀접하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학교발전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일지는 미지수”라는 표현을 썼다. 그 장로는 창신대가 기독교 대학이다보니 비신자(非信者)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정체성으로 터전인 기독교 대학을 발전 시킨다는 것에 명확히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부연설명 했다.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대학인수 의지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 광운대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으나 성사가 되지 않았다. 당시 이중근 회장의 비자금 조성 및 횡령혐의는 교육사업자의 도덕성에 큰 흠집으로 작용했다. 또한 이 회장의 인수후 발전플랜도 구성원들의 반발을 샀다. 광운학원 산하 모든 학교를 지방으로 강제 이전시키겠다는 이 회장의 5개년 발전계획은 서울지역 요지로 부상한 월계동 일대 광운학원 각급 학교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 투자한 금액의 수십 배에 이르는 이익을 챙기려는 음모설까지 돌았다. 건설업 이 회장의 학교 인수는 교육사업이 우선이 아니라 건설사업에 둔 포석이라는 지적이 여러 곳에 터져 나왔다.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누구보다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오고 있음에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이중적인 모습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제주 삼성여고에 기숙사를 건립해 기중하는 기증식, 오른쪽은 4300억원 비자금 조상과 횡령으로 검찰에 구속됐던 이 회장.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이중적 이미지 강해 

활발한 사회적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비리 기업인’의 이미지를 씻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회장이 분양 전환가 조작을 통한 비자금 조성 및 탈세 등의 범죄행위가 드러나 구속된 이후 20여명의 초호화 변호인단을 선임, 보석금 20억원으로 풀려나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난과 호된 언론의 지탄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어 지난 2017년 동탄 부영아파트에서는 경기도가 3차례 실시한 품질 검수결과 211건의 하자보수 지적을 한 데 이어 부영 측에 8만1999건의 개인하자가 발생하는 부실공사로 큰 홍역을 치뤘다.

이 회장의 숨은 캐릭터를 그대로 알수 있는 대목이 있다. 부영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부영의 지분 93.79%를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고 장남 이성훈(52) 부영 부사장의 지분 1.64% 외에 자녀 지분은 거의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사법처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부영 전체가 어려움에 빠져 급하게 대행체제로 수혈하는 취약한 지배구조”라고 말했다. 지분으로 자식간 다툼을 없애려는 이 회장의 취지도 있겠지만 자신의 판단으로 모든 내용을 결정한다는 완전 1인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창신대 학교운영에도 절대적인 힘을 가진 이중근 회장에게 시급히 필요한 대목이 바로 ‘구성간 소통’과 '타인 신뢰'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이 회장은 2018년에 “여든 살이 넘으면 멀쩡한 사람도 갑자기 죽을 수 있다”고 읍소하면서 병보석을 신청했다. 자신의 나이가 고령이라 후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했던 말이다. 과거 장남의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는 언급한 적 있으나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1인 체제로 기업을 유지하겠다는 속내가 읽히는 부분이다. 장남 이성훈씨가 50세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후계구도를 세우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이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으로부터 타깃이 됐다. 기업투명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부영그룹에게 있어 이 부분은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이 회장의 도덕성은 많은 지적을 받았다. 비자금 등 돈에 관련된 것만은 아니다. 현재 회원수가 300만명에 달하는 대한노인회 중앙연합회 회장으로 있는 이중근 회장이 노인회원들을 대상으로 탄원서를 쓰도록 해 자신에 대한 구명 활동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도덕성에 지탄을 받았다. 4300억원 상당의 횡령·배임 등 22개 혐의로 지난해 2월 기소된 이중근 부영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이 되지는 않았다. 형사재판에서 이례적인 경우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3·5법칙)’ 선고에 이은 ‘신 재벌 봐주기’, ‘황제 보석’이라는 비판이 이곳, 저곳에서 튀어나왔다. 감옥살이를 돈으로 메꿨다는 이야기다. 이 회장은 십수년간을 감옥의 높은 담장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 온 셈이다.  

이런 이 회장에게는 교육사업 참여로 기업 이미지를 쇄신해 아파트 분양으로 연결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분석이 건설업계로부터 나온다. 부영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해양신도시 앞에 4298가구 '마린 애시앙 부영(옛 마산 월영사랑으로)'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 아파트 준공은 8월 말로 잡혀 있고 실제 분양은 9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지난 2017년 부영은 4298가구 분양에 들어갔다가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겪은 아픈 추억을 잊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지역 부동산시장에 적지 않은 여파를 미쳤다.

▲ 부영그룹의 24개 중 4곳 자본잠식, 6곳 부채비율 200% 초과한 상태다. '재벌 저격수'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첫번째 타깃으로 부영을 지목했던 배경도 지배구조 때문이다. 부영그룹은 임대주택 사업을 기반으로 재계순위 13위까지 올랐지만, 부영은 물론 전 계열사가 비상장 기업이면서 이중근 회장 일가가 지분 90% 이상을 소유해 투명성이 크게 결여됐다고 본 것이다. 전 계열사 이 회장의 지분이 대부분인 1인체제다.  

악조건 창신대, 어떻게 살릴 것인가

지역 건설업에 관심 많은 이 회장의 야심과 창신대의 경영상 어려움이 맞아 떨어져 매각에 이르렀다는 게 학교주변 이야기다. 창신대는 지난해 교육부의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되자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강병도 창신대 설립자가 80세가 훌쩍 넘은 고령인데다 대학의 명운이 걸린 대학평가 등 지표를 개선할 재정도 여의치 않고, 더구나 학생수가 급감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변변치 않은 창신대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매각을 결정했다는 주변분석은 그리 틀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대변하듯 강병도 창신대 설립자는 이런 말을 했다. “지금까지 간신히 학교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내년부터 전국 대학정원보다 입학자원 수험생이 2만여명 부족하다. 솔직히 학교를 운영할 자신이 없다. 그러던 중 부영이 나타났다”고 필자에게 말했다. 강 설립자는 “인근 고신대학의 경우 교단과 병원이 배경으로 있지 않느냐? 해마다 수억원의 지원을 받아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창신대는 1년에 4개 교회가 각각 1백만 원씩, 총 4백만원 지원이 전부라며 기독교 사학이지만 교계의 지원이 전무했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 설립자는 부영의 ‘5천억 투자설’에 대해서도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1천억 이상은 대학에 투자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외에 나를 명예이사장으로 대우한다는 말도 있지만 모든 것은 부영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을 돌렸다.

건설기업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은 학교법인 이사장에 신희범 대한노인회 경남연합회장을 앉혔다. 신희범 신임 이사장은 경남 거창 출신, 진주농림고와 경남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지난 1966년 진양군(현 진주시)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이후 함안부군수와 통영 부시장, 도 보건복지여성국장, 양산 부시장, 도의회 사무처장, 창원 부시장 등을 지냈다. 특히, 눈여겨 볼 이력사항은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지내 부영그룹의 사업정체성에 부합한다는 점이다. 교육사업 이외에 건설사업에도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대한노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중근 회장과 노인회에서 알게 된 인연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중근 회장과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과는 사돈지간이다. 이중근 회장의 맏아들 이성훈과 이기수 전 총장의 딸 수진 씨가 결혼했다.

또한 이성희 前 경주대 총장이 신임 총장으로 선임됐다. 이 신임 총장은 교육부 관료출신으로 임시이사체제가 된 경주대에서 총장을 맡다가 사퇴를 했지만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18년 3월을 불과 몇달 앞둔 2017년 11월에 급하게 부임했다. 같은 재단의 대학인 경주대와 서라벌대(전문대)의 통합임무로 교육부 고위관료 출신 이 총장을 모셔왔다는 말이 많았다.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큰 두 대학이 교육부 통합승인을 끌어내면 대학평가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두 대학은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을 피할 수 없었다. 이후 이 총장은 경주대 이사회로부터 해임됐고, 이를 두고 학교측과 설왕설래한 후 창신대로 왔다.

훌륭한 학교운영, 오히려 모기업에 도움 될 것

창신대가 갈 길이 멀다. 지금 창신대에게 시대가 요구하는 임무는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양성이다. 그런 인재양성은 대학 구성원의 노력과 학교를 운영하는 법인, 대학본부 수장(首長)의 철학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창신대는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이 될 정도로 학교환경 또한 열악하다. 부영그룹 측은 이번 창신대 인수에 대해 이중근 회장의 사회환원적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회장은 평생을 건설업을 한 사업가다. 게다가 그간 청렴적 도덕성 또한 높지 못했다는 지적이 사실이다. 또한 신임 이사장, 총장 또한 비즈니스 성격이 강하다. 만의 하나 이 회장의 강한 비즈니스 수완으로 학교가 휩쓸릴 경우 브레이크를 잡을 인물이 학교에서는 쉽게 보이질 않는다.

부영그룹의 교육기관 인수를 두고 주변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학교구성원은 전 학교법인 보다 재정적 기반이 있다는 건설사에서 인수한다하니 나쁠 것은 없고, 투자를 기대하고 있는 듯 하다. 돈이 주는 위력이다. 그러나 교육기관인 대학은 돈만으로 결코 운영할 수 없다. 기업과 속성이 다르다.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사회환원적 의미로 학교를 인수했다는 말을 믿고 싶다. 오히려 제대로 한 인재양성 실천은 이 회장이 평생 기원인 기업 발전에 큰 도움으로 등장할 수 있음을 말해 주고 싶다. 또한 이 회장은 자신의 피의사실에 대해 고액의 수임료 변호사를 통해 변론을 해왔다. 그러나 인수한 창신대 훌륭한 운영으로 진짜 변론, 또다른 인생 소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박병수 편집국장  pbs1239@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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