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유예 7년간 성균관대 96%, 홍익대 80% 시간강사 감소

대학 4곳 가운데 1곳 시간강사 50%이상 해고 오소혜 기자l승인2019.06.05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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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사법이 첫 논의됐던 7년간 대학들은 이미 시간강사를 지속적으로 줄여 온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는 97%, 홍익대는 80% 이상 줄여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3일 서울 광화문 프리미어 플레이스 빌딩 앞에 ‘강사구조조정 저지와 학습권 보장’ 결의대회에 참석한 강사와 학생들이 모여있다. <사진제공 : 한겨레신문>

[U's Line 유스라인 오소혜 기자] 교육부가 2학기 강사 임용계획이 확정되는 이달 초부터 대학별 강사고용 현황조사에 착수한다. 강사 자리를 다른 비전임교원으로 대체하는지를 살피기 위해 겸임·초빙교원 고용현황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에 개정된 시행령에서는 ‘겸임교원’을 “현장 실무경험을 필요로 하는 교과를 교수하기 위해 임용된 자”로, ‘초빙교원’을 “특수한 교과를 교수하기 위해 임용된 자”로 규정하는 등 겸임·초빙교원의 자격요건을 이전보다 엄격하게 규정한다.

그러나 2011년 처음 거론된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은 유예를 거듭하다 지난해에 국회 본회를 통과했다. 이러는 사이 지난 7년간 시간강사수가 37.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균관대, 홍익대, 한양대 등 주요 사립대들은 시간강사를 무려 70% 이상 감축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대학교육연구소(소장 박거용)가 4년제 사립대 152곳 시간강사수는 2011년 6만226명에서 2018년 3만7829명으로 7년간 2만2397명(37.2%)이나 줄었다. 이 계산은 대학들이 대학알리미에 해마다 공시하는 ‘교원 현황’ 자료 7년치를 모아 분석한 결과다. ‘강사법’은 시간강사의 신분 보장과 처우 개선을 위한 것으로, 7년 동안 4차례 유예되다가 지난해에서야 대학·강사·전문가들의 조정과 합의를 바탕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 대학교육연구소 분석자료는 지난 7년 동안 대학들은 시간강사를 계속 줄여왔다는 것을 방증하는 내용이다. 전년 대비 시간강사 감소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16년(14.2%, 6608명), 2013년(13.1%, 7704명)이었는데, 둘 다 다음해에 강사법 시행에 예정되던 해다. 시간강사 감소는 비전임교원, 특히 ‘기타교원’과 ‘초빙교원’의 증가로 쏠렸다.

기타교원은 2011년 1만2445명에 불과했으나, 2018년 2만1998명으로 76.8%나 늘었다. ‘초빙교원’도 같은 기간 4329명에서 4676명으로 늘었다. 대교연은 “대학들이 법 시행에 대비해 시간강사를 해고하고, 일부를 기타교원, 초빙교원 등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7년간 시간강사 감소율이 50% 이상인 대학이 41곳(28.3%)이다. 대학 4곳 가운데 1곳은 시간강사를 50% 넘게 줄였다는 계산이다. 성균관대, 수원대, 세한대, 호남신학대 등 12곳은 시간강사 감소율이 70%가 넘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성균관대, 홍익대 등 재학생이 2~3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대학들이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이들 대학은 2017년 기준 자금총액(교비·산학협력단 회계)이 각각 9410억원(성균관대), 3120억원(홍익대)으로 전체 사립대 최상위권에 속하고, 지난 7년간 등록금 수입이 증가했음에도 시간강사가 가장 많이 감소한 대학에 속했다”고 지적했다.

2011~2018년 사이 성균관대는 시간강사를 717명에서 29명으로(감소율 96%), 홍익대는 1221명에서 37명으로(감소율 80.6%) 줄였다. 성균관대의 경우, 지난 4월 정보공시에서 2019년 1학기에 시간강사가 담당하는 강의가 ‘0학점’인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대교연은 “법이 통과되고 시행이 유예된 7년 동안 대학은 시간강사를 대량해고하고, 국회와 정부는 정책을 정교하게 설계하지 못해 시간강사 해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비판했다.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들이 여러 꼼수로 시간강사를 줄이고 있는 행태에 대해, “‘강사법’은 대학 당국도 협의체에 참여해 합의한 법안이니 만큼 법 시행에 소요되는 재원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 확대도 요구했다.

법시행을 코 앞에 둔 2019년 1학기에 시간강사가 어느 정도 줄었는지에 대해서도 눈길이 쏠린다. 교육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교육계에서는 대체로 “1만4000여명 정도가 줄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대학들이 ‘선제적으로’ 시간강사를 감축해놓은 만큼, 교육부가 강사 고용안정지표를 산출할 때 2018년 2학기 이전을 기준로 삼아 2019년 2학기와 비교할 예정이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정부가 예산을 늘리는 등 이 문제에 개입하고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다. 사립대학들도 재정 핑계만 대면서 공적 책무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애초 합의했던대로 강사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시간강사 인건비 예산 288억원은 법취지를 훼손한 대학에 지원돼선 안 되며, 대학혁신지원사업(8596억원) 역시 강사·강좌 수를 따져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소혜 기자  sohye@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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