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대 출신 대학총장 '2019 대학총장 간담회' "정부, 대학 모두 준비 서둘러야..."

▲ <2019 대학총장간담회에서 이공계 출신 대학 총장들과 관련 부처 차관, 산업계 인사들이 열띤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사진 : 전자신문>

[U's Line 유스라인]공학교육혁신협의회와 전자신문이 주최한 이공대 출신 대학총장들의 '2019 대학총장 간담회'에서 AI시대 정부와 기업, 대학의 역할에 엄중한 현실파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발제에서 “주요 국가가 AI에 얼마나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세계 내로라하는 기업이 AI가 가져올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떻게 분투하는지를 한국의 정부와 기업이 면밀히 체크하고, 이를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총장은 “마이크로소프(MS) 'AI&R' 디비전에 근무하는 사람이 7500명, 그 중에 전문가는 어림잡아도 5000~6000명 수준으로 우리나라 AI 전체 전문가보다 많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대학총장과 산업체 관계자들은 “AI는 더 이상 기술자 혹은 전공자만의 영역이 아니라며 전 사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대학이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이 전공을 불문하고 ‘컴퓨팅 사고력(Computaional thinking)’을 키우고 AI 활용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대학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은 “인터넷 시대에 인터넷을 모르면 교육조차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것처럼 AI시대에 AI를 모르면 소통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컴퓨팅 사고력이 약한 인문학 학생도 기술이 아닌 알고리즘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코딩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경순 한국IBM CTO는 “AI 디지털 혁명시대에는 기존 학력보다는 역량중심으로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AI시대 인재상은 소통과 협력을 잘하고 창조적인 능력을 가진 인재”라고 설명했다.

엄 CTO 역시 대학에 나가 강연을 할 때마다 전공이 IT가 아니라고 해도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정도는 이해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전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재상을 위해 학교와 정부, 기업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에 참석자들은 공감했다.

엄 CTO는 “학교가 학교만이 아니라 기업, 정부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기업의 더 많은 경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래 인재 경쟁력에 대한 산업계의 고민도 드러났다. 권명숙 인텔코리아 대표는 “AI 시대 미래 인재가 변화를 주도할 것인가, 당할 것인가를 가르는 시점”이라면서 데이터 관점에서 실용적인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5G 시대 개인이 소비할 데이터가 100기가가 된다고 하는데 스마트팩토리 시대에는 1페타, 스마트시티에서는 제타 단위의 데이터가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데이터가 많아도 그것은 그냥 데이터일 뿐이고 이것을 보석으로 만드는 역량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AI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헬스케어, 자동차 데이터 등 살아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의미를 추출하는 과정을 터득해야 한다”며 “학생이 미래에 대한 연관성을 갖고 생각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학협력 틀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금까지 산학 모델은 사실상 '실패'라고도 꼬집었다. 교육방향과 대기업·중소기업에 산학 미스매치가 크다고도 했다.

배덕효 세종대 총장은 “밤새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도 월급조차 제대로 못받는 사람이 많다”면서 “성공한 기업은 사회적 책무를 띄고 기업 수준과 격차를 줄이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코딩을 하고 싶어도 큰 기업이 아니면 개발한 라이선스를 다 뺏기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학 역시 하고 싶은 사람이 클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美·中·日, AI 정책과 투자 놀라울 뿐"    

 김도연 포스텍 총장 주제발표서 "세상이 어떻게 바뀔까 겁나"

 

"수조원 대 예산을 인공지능(AI)에 쏟아붓는 미국·중국·일본, AI 전문가 수천명이 근무하는 MS사, 인문학에서도 환영받는 MIT의 AI 단과대학..."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이공계 출신 대학총장들이 모여 대화를 나눈 ‘2019년 대학총장 간담회’의 AI시대 대학교육에 대해 주제발표에서 꺼낸 이야기다.
 

▲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김 총장은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몰려오는 가운데 대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MIT가 뽑은 AI 전문회사 13개 중 MS는 8등에 불과했고 2등이 테슬라, 1등이 바이두였다”며 “7500명이 일하는 회사가 8등이라면 도대체 세상에 무슨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겁이 난다”고 털어놨다.

김 총장은 “미국 MIT가 뽑은 AI 전문회사 13개 중 MS는 8등에 불과했고 2등이 테슬라, 1등이 바이두였다”며 “7500명이 일하는 회사가 8등이라면 도대체 세상에 무슨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겁이 난다”고 털어놨다.

이어 “일본에서는 미국이 5조원, 중국 4조5000억원을 AI에 쏟아 붓는데 1조2000억 밖에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기사가 나올 정도”라면서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AI개발을 지원하고, 중국 시진핑 주석은 AI를 통해 미국을 따라잡겠다고 한다”며 AI 대응에 팔 걷은 해외 정부 움직임을 전했다.

김 총장은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몰려오는 가운데 대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포스텍이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소개했다. 포스텍은 초등학교 코딩 교육이 필수화됐으나 코딩을 제대로 가르칠 교사가 부족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교사를 위한 무료 온라인 강의를 개설했다. 직무연수기관이 아니어서 인센티브가 없지만 2000여명 교사가 강좌를 듣고 있다.

더 나아가 취업준비생들이 AI와 빅데이터를 배울 수 있도록 무료 온라인 강의도 마련했다. 벌써 8000여명의 사람들이 강의를 들었고, 강의를 오픈하자 취업 준비생 뿐만 아니라 대학원생, 직장인, 원로들까지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MIT가 AI칼리지를 오픈한 것은 인류문명을 선도한다는 책임감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대학이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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