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학회 참석불허"해도 유명대 교수 17명 또 참석

한국연구재단, BIT·WRL 등 부실학회 지난해 10월 적발이후 조사결과 오소혜 기자l승인2019.04.1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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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지난해 11월 부실학회 출장비 회수조치 등을 내리면서 참석금지를 요구하고 있으나 유명대 교수 17명이 또다시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과기부 장관후보자로 나섰다가 부실학회 참석으로 낙마한 조동호 KAIST 교수.

[U's Line 유스라인 오소혜 기자] 정부 연구비로 부실학회에 상습적으로 참석한 연구자들의 출장비를 환수 조치를 하는 등 정부가 부실학회 참석에 경고를 하고 나섰지만, 대학 연구진 일부는 여전히 부실학회에 참석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실학회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동료 평가 같은 정상적인 학술지의 심사과정 없이 돈만 내면 논문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는 학회를 뜻한다.

15일 한국연구재단은 학회 및 학회지 운영 행태가 부실한 ‘BIT콩그레스’ ‘월드리서치라이브러리(WRL)’ 계열 학회를 대상으로 최근 국내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 연구자들의 참석 추이를 분석한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조사기간은 지난해 10월 전국 대학 등에 '부실 학술활동 예방을 위한 권고사항'을 배포한 후 지난 3월까지 부실 추정학회 참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며, 이 기간에 BIT, WRL 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한 국내 연구자는 총 56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학회 프로그램에 등록돼 있거나 학회지 논문에 게재된 한국인 저자를 조사했다.

조사는 부실 추정학회로 추정되는 '비트(BIT) 컨퍼런스'의 세부 프로그램에 등록된 한국인 발표자(제1저자)와 '월드리서치라이브러리(WRL) 컨퍼런스 프로시딩 논문에 게재된 한국인 저자(제1저자, 공저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제1저자를 기준으로 월 평균 BIT 및 WRL 컨퍼런스 논문 발표자는 지난해 1~10월 평균 7.8명에서, 2018년 11월~2019년 3월 4.9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WRL 참가자는 평균 20.4명에서 평균 6.6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비트 학회 발표자로 이름을 올린 연구진은 서울대 1명, 연세대 5명, 카이스트 2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 1명 등이었다. WRL 논문에 게재된 저자는 고려대 2명, 부산대 2명, 성균관대1명, 중앙대 1명, 서울대 2명으로 집계됐다.

BIT콩그레스는 중국 다롄에 본사를 둔 학회 운영업체로 2003년부터 300여개 부실학회를 운영해왔다. 국제학술지 출판단체인 WRL은 직접 학회를 운영하지는 않지만 각종 부실학회에서 발표되는 논문을 엮은 학회지를 출판해왔다.

한국연구재단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우 기관 차원의 경각심이 커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부실 추정학회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며 "반면 대학은 일부 연구자가 여전히 부실 추정 학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재단은 이어 "연구자들이 부실학회에 참가하지 않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연구기관 스스로 부실학회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연구자들이 학회 참석 전에 자가 진단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4~2019년 BIT 참석자가 가장 많은 대학은 서울대(63명)로 확인됐다. 연세대(38명), KAIST(32명), 부산대(26명)가 뒤를 이었다. 출연연 중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WRL은 금오공대(35명), 고려대(25명), 제주대(25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출연연에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12명)이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부실 학회 프로그램에 이름이 도용됐거나 부실 학회지에 논문만 게재하고 실제로 참석하지 않은 경우와 부실 학회지 논문 공저자의 참석 여부를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가이드라인 배포후 참석자 수가 급감한 것을 확인했던 것으로 연구재단은 밝혔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KAIST 교수)를 낙마시킨 결정타는 ‘부실 학회’였다. 조 후보자는 정부 연구비 유용부터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비리 백화점’ 논란과 야당의 사퇴 압박에도 버티기로 일관했지만 국가연구개발(R&D) 혁신을 견인해야 할 과학계 수장이 대표적인 부실학회로 알려진 ‘오믹스(OMICS)’에 참석했던 것이 덜미가 잡혔다. 그는 특히 인사검증 과정에서 이를 밝히지 않아 논란이 됐다.

부실학회 설명

▷오믹스 : 인도계 학술단체 오믹스 인터내셔널이 개최하는 학술대회. 정상적인 논문 출판 문화를 해치고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과장 광고를 한 혐의로 2016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서 공식 제소된 바 있다.

▷와셋 : 세계과학공학기술학회가 주최하는 국제 학술대회로 지난해 7월 국제적으로 부실 학회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현재 1200여 개 학회지를 발행하고 있다.

지난 5년간 가짜 국제학술대회 의혹이 제기된 세계과학공학기술학회(WASET·와셋)과 오믹스(Omics)에 참가한 국내 대학·연구기관 소속 연구자가 1317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는 전국 238개 대학과 4대 과학기술원·26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와셋 및 오믹스 참가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지난해 9월 12일에 발표했다.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각각 88명, 82명의 연구자가 이들 학술단체에 참가한 것으로 조사됐다.<표 참조> KAIST에서는 43명이,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26명이 참가했다. 조사대상에 오른 기관 중 40%인 108개 기관 소속 연구자들이 가짜 의혹이 제기된 두 학회에 참가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대학이 83개, 출연연이 21개였다. 4대 과기원은 모두 포함됐다. 2회 이상 학회에 참가한 연구자도 180명으로 드러났다.


오소혜 기자  sohye@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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