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업유예 유불리가 조사기관마다 다르게 나타난다고 하자 취준생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불리를 따지기 보다는 진로적성에 맞는 대학시간의 계획을 잘 짜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졸업유예를 위한 휴학’은 보편화된 대학생 문화가 된지 오래 됐다. 눈이 띠는 스펙이나 자격증을 따지 못해 휴학을 해서라도 취업에 유리한 요건을 만들겠다는 게 대부분 학생들의 판단이다.

또한, 취업 못한 상황에서 졸업을 하고, 시간이 지체될수록 ‘졸업시점’ 항목 때문에 서류지원시 불리하다는 판단이 졸업유예의 또다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졸업시점’ 항목이 취업조건 유·불리에 관계가 깊다는 직업기관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졸업시점’은 개의치 않을 정도로 점수영향에 미비한 항목이라는 설문조사가 발표돼 취업을 앞둔 취업준비생들은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우리나라 500대 기업의 서류전형 시 최종학교 졸업시점을 가장 중시하며 다음으로 졸업 평점, 전공 직무적합성, 출신학교 순서였다고 밝혔다. 어학능력, 자격증 보유, 경력, 해외취업·어학연수 등 중요도는 예상보다 크지 않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류전형에서 졸업시점, 졸업 평점, 전공 직무적합성, 출신대학 중 어느 하나라도 좋지 않을 경우 다른 스펙이 아무리 좋더라도 서류통과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학 졸업후 3년 이상이 지난 입사지원자 경우 아무리 다른 스펙이 우수하더라도 서류를 통과는 매우 낮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내 인사담당자 5명중 3명은 취업공백이 생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 졸업유예를 선택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밝혔다고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인사담당자 6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졸업유예 평가여부’ 결과를 밝혔다.

잡코리아가 설문조사에서 졸업후 취업공백이 생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 졸업유예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더니 60.2% 인사담당자가 ‘의미 없다’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취업공백이 그다지 중요한 평가사안이 아니라서 무의미하다’는 응답이 47.1%로 절반에 가까웠다는 구체적인 이유까지 곁들여졌다. ‘의미 없다’는 그 배경도 함께 밝혀졌는데 ‘8학기를 초과한 졸업소요 시간과 취업공백은 다르지 않다’는 것으로 인사담당자들은 본다고 덧붙였다.

성균관대 졸업유예중인 김○○씨(25·행정학과)는 “기업들은 졸업여부와 채용은 상관 없다고들 하지만 주변에선 다들 졸업자가 불리하다고 해서 미뤘다”며 “ 취업에 처음 도전하는 거라 인턴부터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졸업생은 인턴으로 안 받는 곳이 있어서 졸업예정자인 유예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경기대 졸업유예중인 윤○○씨(25·문헌정보학과)는 “졸업 전에 취업을 하려는 목표로 휴학을 했다. 졸업을 하고나면 더 힘들다는 선배들의 조언으로 유예중이다”며 “졸업시점 유·불리가 엇갈린다는 소리를 들으니 더 이상 휴학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혼란스러워 했다.

CJ그룹 인사팀 관계자는 “졸업후 긴 공백은 문제가 되는 건 맞다. 그러나 졸업 전, 휴학이나 졸업후 공백이냐 기준이 아니라 졸업유예 기간동안 시간을 어떻게 활용했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인환 U’s Line 부설 미래교육정책연구소 소장은 “졸업유예가 취업에 유·불리한 것 보다는 취업조건이 다소 좋게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졸업유예를 했다가 졸업한 이후 취업을 못하게 되면 오히려 취업조건이 더 나빠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졸업유예 유·무 보다는 진로적성에 맞는 대학시간의 취업이나 여타 계획을 세밀히 짜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졸업후 공백이 있으면 ‘불리할 수 있다’고 밝힌 인사담당자가 서류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졸업후 공백기간의 마지노선을 평균 9.5개월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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