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 운영 매뉴얼 발표후 본격 구조조정 우려

박병수 기자l승인2019.02.11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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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강사법 관련 구조조정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 측이 시간강사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시간강사법 시행령이 지난 31일 입법예고 됐지만 방학중 임금기준이 누락 되는 등 강사 고용불안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오는 3~4월 ‘강사제도 운영 매뉴얼’ 발표를 앞두고, 강사법에 따른 혼란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발표를 앞둔 강사제도 운영 매뉴얼에는 임용과 심사절차에 대한 해설, 표준계약서 예시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들은 이 운영 매뉴얼을 검토한 후 강사 구조조정의 수위를 결정한다는 내부방침이어서 강사법 후폭풍은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려대 미디어학부 38% 감소율

고려대는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도 이미 혼란이 시작됐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개설과목수 급감에 따른 교육권 침해 해결을 촉구하는 릴레이 피켓팅을 시위를 시작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지난 5일 자체적으로 실시한 ‘교양 및 전공 개설과목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올해 1학기 전체 전공 과목수는 지난해 1학기와 대비 74개, 전체 교양 과목수는 320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게 감소한 학과별 개설과목수는 미디어학부가 2017년 1학기 44개에서 2019년 1학기 27개로 38% 감소율을 보였다. 영어교육학과는 2017년 1학기 34개에서 2019년 1학기 23개로 32% 감소율을 보였다.

김가영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개설과목수 급감은 학생들의 학습권 피해로 직결될 수 있어 총학생회가 직접 나섰다”며 “피해사례 취합, 서명운동, 릴레이 대자보전, 항의 피켓팅 등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지난해 12월 개설과목을 축소하고 전임교원의 강의를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긴 강사법 구조조정안을 유보한다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지만 올해 개설과목수를 조사한 결과, 강사 구조조정은 이미 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숙명여대, ‘초빙대우교수’ 전환에 손쉬운 해고 우려

숙명여대는 올해 1학기부터 시간강사들을 대상으로 ‘초빙대우교수’ 희망자를 받고 있다. 숙명여대 시간강사들은 일정 기간 초빙대우교수로 고용한 뒤 강사법이 시행되면 해고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갈팡질팡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세대는 올해 교양과목 80여개를 축소하고 졸업이수학점도 축소했다.

성균관대에서는 타 기관에서 재직증명서나 4대 보험을 가입해 오면 강의를 배정해주겠다는 얘기마저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 얘기가 사실이라면 강사법 시행에 대학측이 우려하는 내용이 시간강사 고용기간 담보와 건강보험 비용 등인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대구대는 1월초 노조측에 420명의 시간강사중 300명 가량을 줄이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고, 전문대 배화여대는 2년제 졸업이수학점을 80학점에서 75학점으로 축소했다.

박배균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상임 공동의장은 “강사 대량 해고로 인해 수업이 정교수나 강사에게 몰리면 한 학기에 최대 15학점, 1주일에 5과목까지 강의를 맡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며 “대학 강의를 이렇게 무작위로 맡게 되면 학생들이 받는 강의의 질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강사법 난제를 풀 키(Key)는 결국 예산이다. 대학과 교육부간 지원 예산 차이는 무려 3/4이다. 교육부가 대학에게 지원하는 예산이 550억원인데 대학은 최소 2000억원은 지원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등록금을 10년째 동결한 상황에서 강사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등록금을 많이 올리지 않고, 물가율을 고려한 법정 인상률 수준으로만 올려도 대학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 교육부가 강사법에 따른 재정부담을 더 지원하기 어렵다면 등록금이라도 법적 상한선 내에서 올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수 기자  pbs1239@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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