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인하·중앙대 대기업소유 대학교수들, 대학교육개혁 '초록교육연대' 출범

“한국 대학은 경쟁에서 이기는 직장인 양산이 주된 기능” 박병수 기자l승인2018.12.0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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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성균관대·인하대·중앙대 등 대기업소유한 대학의 교수들이 대학교육 개혁을 위한 ‘초록교육연대’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의 대학은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 아닌 ‘통조림화된 지식’이 횡행하는 ‘학문적 식민지’가 됐다”고 비판하면서 “대학개혁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협조 : 한겨레신문>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성균관대, 인하대, 중앙대(가나다순) 대기업소유 대학교수 9명이 5일 서울 성균관대 교수회관에서 “산업시대를 상징하는 획일적 기준에 의한 평가가 대학의 연구와 교육, 행정 등 모든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며 “그 결과 대학에서는 사유와 비판 정신이 사라지고 학생에게조차 창조적 마인드를 발견하기 힘들고, 그 자리를 획일화된 지식이 채워가고 있다”고 밝히면서 '초록교육연대' 출범식을 가졌다.

이들은 “한국 대학사회는 외부의 민주화 움직임과 역행하는 퇴행적 장소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 서열화와 획일화된 교육을 바꿔나가기 위해 뭉쳤다”며 “대학교육 개혁을 위해 시민단체를 만들고 대학교육 혁신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년 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발표에도 참여했던 이들은 교수의 논문수, 장학금 액수 등 정량적인 요소가 대학평가의 주를 이루면서,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 아닌 ‘통조림화된 지식’이 횡행하는 ‘학문적 식민지’가 됐다고 비판했다.

김정탁 교수(신문방송학과) 등은 성균관대·중앙대·인하대 세 학교의 교수들이 모인 배경에 대해 "재벌이 대학 운영에 관여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학교"라고 설명하면서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내는 게 아니라 경쟁에서 이기는 직장인만 양산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교육이 계속 이루어지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담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사회과학자는 우리 사회의 암적 존재를 제거하는 도전적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고, 하찮은 증상 치료에만 매달리고 있다”면서 “인문학자의 경우도 인간에 관한 성찰이 아니라 오로지 승진과 성과급을 받기 위한 논문의 숫자 늘리기에 매몰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획일화된 교육과 평가기준이 대학 서열화를 부추기고 있고. 그 정점에 재벌기업이 소유한 대학이 있다고 제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누리 중앙대 교수(독문학)는 “재벌은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들의 목적은 대학으로 이익을 내는 것”이라며 “미국 사립대학은 기업이 ‘지원하지만 지배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지만 한국은 기업이 조금 지원하고 절대적 지배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학당국도 비판했다. “대학을 운영하는 재벌과 기업”이라며 “재벌과 기업은 대학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고, 오로지 계열사의 하나로 대학을 소유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교수들은 “다양한 학문의 공동체인 대학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서열화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데 기업의 운영논리로 이를 교묘히 풀어나가고 있다”며 “대학평가를 수량화할수록 양적 지표를 만족시키기 위한 기업경영식 전략이 동원돼 대학을 상품처럼 포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교수들은 이 자리에서 양적인 기준으로만 획일화된 평가 시스템을 꼬집었다. “교육당국은 대학 및 대학교수의 모든 걸 수량화된 연구 및 교육지표에 따라 평가한다”면서 “해외 사설 평가업체까지 가세해 계량화된 기준으로 대학을 그입맛에 맞게끔 평가하고, 경쟁시킨다. 연구의 공공적 가치나 질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논문의 수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고려대 등이 ‘강사구조조정’을 논의한 것도 ‘대학의 기업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강사들의 처우를 조금이나마 개선하자는 취지의 강사법 개정안이 내년 8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이 개정안 취지를 거스르는 일부 대학의 농간으로 인해 제대로 정착될는지 의문이다“며 “도덕적 지탄을 받더라도 비용절감의 논리가 대학사회에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김정탁 성균관대 교수(신문방송학)는 “대학개혁에 관해 같은 생각을 하는 교수들이 많을 거라고 본다“며 “개혁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교수들은 대학 개혁에 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초록교육연대는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해결책을 교육을 통해서 제시하고, 또 이 해결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우리의 경험과 전문성을 최대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행동으로서 보여주겠다”면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란다”로 했다.

 


박병수 기자  pbs1239@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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