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평의원회 연구팀, 재학생 ‘불안 및 우울정도’ 분석

▲ 서울대 재학생중 절반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대학생 정서·심리에 대한 지원시스템을 서둘러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림은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대학진로교육 지원체제와 진로·취업관련 인식을 조사한 ‘2017년 대학 진로교육 현황조사’ <캡쳐 : 이투데이>

[U's Line 유스라인 사회팀]서울대 재학생중 절반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적잖은 충격을 던지고 있다.

‘서울대 학생복지 현황 및 발전방안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 평의원회 연구팀이 서울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15일까지 약 1개월간 ‘불안 및 우울정도’에 대해 24개 문항 설문결과 응답자 1760명 중 818명(46.5%)이 우울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24개 문항에 걸쳐 서울대 재학생들의 우울증과 정서불안 정도를 다각도로 진단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29.4%는 ‘가벼운 우울증’, 15%는 ‘중간 정도 우울증’, 2.1%는 ‘심한 우울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파악했다. 아울러 ‘심리 상담을 받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절반이 넘는 51.7%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상당 부분이 우울증에 시달라고 있는 원인에 대해 사상 최악의 취업난, 과열된 학점 경쟁, 소·유아 시기에 IMF를 겪은 세대, 고등학교 재학시 세월호 참사 등 자신의 위치와 사회적 불안을 동시에 겪는 힘든세대라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에 다니면 특별한 걱정이나 근심이 적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결과로 나타나 대학생 전반에 대한 정서·심리적 불안에 대한 도움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서둘러 갖춰야 한다는 의견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들 정신건강이 악화일로에 놓이면서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는 우려라는 지적이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학생상담하는 A교수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모여 있다 보니 학업·학점 스트레스로 자해 하거나 자살충동을 호소하는 학생을 더러 목격하곤 한다"며 “최고의 명문대 서울대에 진학하면 순탄한 삶이 펼쳐질 전망으로 정신적 고통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은 현실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학생들이 교내 심리상담센터를 찾는 이유도 대학생과 대학원생 공통적으로 ‘정서문제’가 심리상담센터를 찾는 가장 주된 이유로 꼽혔다. 대학생은 교우관계·진로문제가, 대학원생은 학업문제·진로문제가 각각 그 뒤를 이었다.

서울대 학생복지의 종합적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진행된 이번 연구는 대학생, 대학원생, 외국인, 장애학생 등 복지서비스에 대해 이해관계를 달리할 수 있는 세부 집단을 누락 없이 다루도록 설계했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지적된 것은 이번 서울대 학생들의 설문조사가 처음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 오혜영 이화여대 학생상담센터 특임교수가 발표한 ‘대학생의 심리적 위기 실태’ 조사결과 전국 대학생 2600명 중 43.2%가 우울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고, 74.5%가 불안증상에 대한 위험군 또는 잠재위험군으로 분류됐다. 학업·취업 스트레스 등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한국 대학생들의 정서·심리적 상태가 위험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대학생들의 정신건강 관리는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자율에 맡겨져 있을 뿐 이를 지원하는 정부 차원의 계획이나 예산은 전무하다. 정부 차원의 통합적 대학상담센터 운영이 필요하고 중앙센터-거점센터-개별 대학상담센터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제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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