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대 전 기획조정실장 보직기간이 1개월만에 교체된 것을 알 수 있다. 업무파악도 못한 상황에서 물러났다는 이야기다. 이런 무책임과 리더십 부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대학평가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조선대는 전국 입학정원 3,000명 이상 대규모 대학중 유일하게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지 못했다. 자율개선대학 탈락 후 이 대학 강동완 총장은 사퇴를 밝혔으나 대학자치운영협의회(대자협)가 내년 2월 28일까지 잔류를 요청했지만 최근 교수평의회(교평)가 즉각 사퇴를 촉구해 내부 갈등으로 번지는 국면이다.

대학의 개혁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자율개선대학 등급을 받은 대학들도 온갖 방법을 동원중이고,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역량강화대학 등급을 받은 대학중 아직도 그 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태가 악화일로인 대학은 조선대가 유일하다.

강동완 총장의 진퇴여부를 놓고 내부 구성원간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조선대의 미래’를 도모하기 위한 진통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대학구조조정의 서슬이 퍼렇고, 입학인구 감소라는 대학위기는 시간을 많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대가 역량강화대학이라는 구조조정대상 대학으로 내몰린 배경도 대학을 이끌어가는 리더십과 학교운영의 책임이 부재했다는 지적과 이를 입증하는 문건들이 제시되고 있다.

▲ 조선대는 지난 7월 11일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에서 역량강화대학이라는 대학구조조정 대상에 해당하자 강동완총장(왼쪽에서 여섯번째)과 보직교수, 대학구성원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사과의 뜻을 표하고, 대학기본역량진단 2단계평가에 대비한 구조개혁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교육부는 2주기 평가에서 발전계획이 구체화되지 못했고, 신빙성도 떨어진다며 해당 항목에 낮은 점수로 처리했다. 또한 대학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던 기획조정실 간부 명단에서는2년동안 기획조정실장은 4번, 실무 책임자인 부실장은 무려 5번이 바뀐 것으로 나와 있다. 근무기간은 한 달에서 석 달, 길어야 6개월 정도였다. 대부분 업무파악도 못한 채 민감한 구조개혁 계획을 수립하다 보니 반발에도 부딪혔다.

기획실 전 보직자는 기획실 근무 기간이 왜 이렇게 짧았냐는 질문에 “어느 정도 뭔가 진행이 되는 게 있어야 되는데 진행되는 게 없고 반대에 부딪히면 계속 인사이동으로 해결책을 찾으려 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책임을 지지 않는 조선대 조직의 문제는 이번 대학평가 과정에서 반복됐고 결국 결과는 전국 28개 대규모 대학중 유일한 대학구조조정 대상 대학 지정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현재 갈등은 대학평가 결과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지만,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냉정하게 돌아보기 보다는 누구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책임을 물으려하는데 급급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학교주변에서 들린다.  

총장은 즉각 사퇴를 거부하면서 대학 주요안건을 처리하는 교무위원회는 사실상 석 달 동안 열리지 못해 학교 행정은 마비상태다. 오는 30일 열리는 조선대 이사회에서 조선대의 혼란과 관련해 강동완 총장의 거취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김인환 미래대학교육정책연구소 소장은 “대학내 갈등은 이제 치명적이다.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도출해야 되고,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지만 뚜렷한 목적과 방향이 서로 합의되지 않은 상황으로 마냥 대립하는 것은 대학구조조정이라는 엄중한 현실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낭떠러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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