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발표후 교육부는 해당 대학에게 일반재정지원으로 통합된 재정지원을 받으려면 절차중의 하나인 ‘대학혁신지원사업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통보한 상태다.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준비를 하느냐 힘들었지만 재정지원을 받으려면 어쩔 수 없이 대학혁신지원사업 보고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대학혁신지원사업 보고서 작성이 간단치 않다.

대학혁신지원사업 보고서에는 ▲대학비전과 목표 일관성 ▲대학 혁신전략 ▲종합재정투자계획 ▲성과관리체계 구축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심지어는 대학혁신지원사업 보고서와 추후 결과가 어느 정도 일치하는 지를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지표의 점수로 채택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자율개선대학보다 역량강화대학이나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된 대학들의 대학혁신지원사업 보고서 제출은 상황이 좀 더 심각하다.

역량강화대학도 재정지원을 받으려 계획하고 있지만 이는 구조조정 촉진 및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진단결과에 따라 선정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보고서 작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교육부가 정원감축 권고에 따라 자체 정원감축 계획을 수립하되 발전계획 등 질적 변화 전략과 연계해 수립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역량강화대학 중 희망대학에 대해서는 진단결과·대학여건 등을 분석한 개선방향도 제시하는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할 방침이다.

자율개선대학과 역량강화대학에 들지 못한 재정지원제한대학은 Ⅰ유형과 Ⅱ유형으로 다시 구분해, Ⅰ유형 대학은 정원감축 권고와 재정지원 일부제한으로 운영 효율화를 유도하는 반면, Ⅱ유형 대학은 정원감축 권고와 재정지원을 전면 제한해 사실상 ‘부실대학’으로 판정해 퇴출을 유도하기 때문에 대학발전계획 보고서 작성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는 게 대학 측 하소연이다.

그러다보니 해당 대학들은 수억 원의 금액을 들여 외부업체 컨설팅을 받아 보고서 작성에 나서고 있다. 재학생이 500명 내외인 농협대학에서 2억5천만원, 소규모 금강대는 5억원으로 외부용역 발주공고를 내놓고 있어 해당 대학들의 보고서에 대한 중요도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미뤄 짐작하게 된다. <표>에서 순서 8번 A대학은 발주용역을 냈으나 유찰돼 발주가 유예된 상태라고 제기해 와 대학명을 삭제했다. <표-참조>

경기소재 K대학 기획처 관계자는 “정부재정지원의 한 절차라 따를 수밖에 없지만, 대학 기획처와 평가팀은 1년 내내 평가서와 보고서 작성만으로 시간을 다 보내니 교육과 연구중심인 대학의 인력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쓰이는 것은 큰 문제다. 특히 보고서에 대학의 명운이 달려 외부 용역업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앞둔 한국 대학의 현주소”라며 “고등교육정책대학에 대학의 자율과 개별적 특성을 인정해 창의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서둘러 작용돼지 않으면 이러한 일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청권 소재 K대학 기획팀 관계자는 “단순한 보고서 작성이 아니라, 제대로 된 대학의 중장기 발전계획으로 대학에 놓인 난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외부 용역업체에 의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학가에서는 “대학혁신지원사업 보고서 작성 및 중·장기 발전에 외부기관에 의해 작성된다는 것이 합당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금액도 수억 원이나 들고 외부컨설팅 기관들은 대학들의 혁신지원사업 발주로 호황을 누리고 있을 정도여서 각 대학만의 특성화 되고, 실질적인 중·장기 발전계획을 얼마나 짜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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