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는 선친 송사 건으로 인연

▲ 유은혜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김근태 전 의원은 정치적 지주다.

유은혜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56)은 7년간 교육문화체육관광 상임위원회를 담당한 ‘교육통 의원’이다. 청와대는 유 의원을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과 간사로 수년간 활동해 교육부의 조직과 업무전반에 높은 이해도와 식견을 보유하고 있으며, 뛰어난 소통능력과 정무감각을 겸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 60대인 사회관계 장관들을 이끌 부총리로선 다소 이른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 의원이 교육부장관에 낙점된 이유다. 유은혜 후보자는 사상 첫 여성 부총리의 영광을 안게 됐다.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81학번인 유 장관은 86세대 정치인 중에서도 ‘맏이벌’에 분류된다. “유은혜는 외유내강형 정치인”이라는 설명은 그를 묘사할 때 동료 정치인과 보좌진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온화한 인상과 달리 뚝심있는 행보를 밟아왔다는 평가다. 유 장관은 고교 시절부터 학교재단의 비리에 맞서 시위를 주도한 경력이 있고 대학시절에는 전두환 정권에 맞서 싸우기도 했다.

특히 유은혜 장관은 졸업을 앞둔 1985년 민정당의 독재를 반대하는 가두시위의 주동자로 구속돼 서대문구치소에 한 달여 수감된 일도 있었다. 이처럼 그녀는 외적으로 가녀린 외모나 미모를 가졌지만, 내적인 모습은 사내 대장부와 다름이 없었다. 유은혜 장관은 졸업 뒤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봉제공장 등에 취직해 일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당시 시국사건으로 수배중이던 남편 장안식을 만나게 된다. 장안식 씨는 유 장관의 대학선배다.

정치인 유은혜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름이 ‘김근태’다. 성균관대 운동권 출신들이 만든 민주동문회의 사무국장을 맡아하던 시절, 같은 사무실을 쓰던 통일시대민주주의국민회의 김근태 의장을 만나면서 유 장관은 정치권에 발을 딛게 됐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김근태후원회의 사무국장, 김근태 의원 보좌관을 지내는 등 정치 인생 내내 대표적인 ‘김근태계(GT계)’정치인으로 불려왔다.

유 장관은 김근태 고문 보좌관을 시작으로 2002년 새천년민주당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하며 정치 활동을 본격화했다. 2004년 열린우리당 공채 1기로 당직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부대변인을 맡은 뒤 6년 동안 당 부대변인을 맡는 등 소통 능력 또한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아왔다. 이후 열린우리당부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까지 10여 차례 당의 대변인을 맡으며 당의 공식 스피커로 맹활약했다. 19, 20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위원, 국회운영위원와 윤리특별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를 맡던 시절 당 대변인을 지냈고 문재인 후보의 대선 캠프에서도 대변인을 맡으며 명실상부한 ‘문재인의 입’이 됐다. 이에 앞선 개인적인 인연도 있다. 은행원 출신인 유 장관의 아버지가 1992년 부산에서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숨졌을 때 산재 인정을 도와준 이가 ‘인권 변호사 문재인’이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 장관와의 각별한 인연을 알게 된 것은 훗날의 일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위원회의 사회분과위원을 맡은 유 장관은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고교무상교육, 고교학점제, 대학생 주거 부담 경감 방안 마련 등의 국정과제를 정립하는 일을 맡았다. 교문위에서는 갑작스런 실직이나 폐업, 육아휴직 등 소득이 없는 채무자에 대해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유예하는 내용을 담은 ‘취업후 학자금상환특별법 개정안’, 장애 학생들의 안전 보장을 위해 특수학교 기숙사에 간호사 등을 배치하도록 한 ‘장애인특수교육법 개정안’ 등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문화 표현과 활동에서 정치적 견해차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문화기본법 개정안’(블랙리스트 방지법)과 채용 부정행위자의 채용 응시를 제한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과 ‘사립학교법 개정안’도 유 장관의 성과다. 야당 교문위원 시절엔 ‘공격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민주당 ‘역사 교과서 국정화저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맞서 싸웠고, 2016년 국정감사 때는 박근혜-최순실게이트 의혹을 앞장서 파헤쳤다.

유 장관은 청와대의 내정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어 “문재인 정부 2년차에 사회부총리를 겸한 교육부 장관이라는 중책에 내정이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안정된 교육개혁을 위해 당면한 현안은 물론 긴 호흡이 필요한 교육정책도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본지가 교육부 장관으로 발탁 배경을 묻자 “교육상임위 활동을 오래했고, 국정기획자문위원회로 국정과제 의논에 참여한 것이 함께 일할 수 있게 된 배경이 된 게 아닌가 싶다”며 “일을 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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