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육부 "고등교육재정교부금 현재 도입주장 시기상조"···2021년말 도입 언급

박병수 기자l승인2018.09.0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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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소속 교수들이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대선후보에게 바라는 고등교육정책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학부모나 학생의 등록금부담이 줄 수 있도록 국가의 대학운영비 지원이 법제화돼야 하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제정 청원운동이 대학교수와 직원노조 등 12개 단체들이 5일 국회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2021년말께 도입을 적극 고민한다는 교육부와 기획재정부 관계자 입장이 나왔다.

5일 '등록금부담 완화와 대학혁신을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제정 청원운동본부'(가칭)가 "우리나라 대학들은 등록금에 과도하게 의존해 재정을 운영한다"면서 "국민소득을 고려하면 사립대 등록금이 세계 최고수준이라 학생과 학부모가 등록금 마련에 고통을 겪는다"고 지적하면서 "고등교육비 중 정부가 부담하는 비율이 3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으로 초중등교육지원 예산이 법제화돼 있는 것처럼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대학이 운영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입 주체자인 교육부와 예산편성 부서인 기획재정부가 판단하는 도입시기는 이번 대학기본역량진단으로 인한 정원감축이 완료되는 2021년쯤이며, 이는 교육부의 대학구조조정 추진정책과 자연스러운 시장원리에 따라 부실대학이 나름 정리되는 시점을 2021년말쯤으로 예상하면서 나온 기준이라고 확인됐다. 또한 전국 대학에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도입해야 문재인 정부 공약인 대학교육재정 GDP 대비 1.1%가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부가 현재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도입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부실대학이 정리도 되기 전에 국민 세금으로 거둬들인 교부금을 모든 대학에게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교부금은 대학구조개혁 정책과 역행할 뿐만 아니라, 지원을 받아야 하는 대학에게 돌아가는 몫마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게 현재 교육부 입장이라고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 3월 16일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와 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공동주최한 ‘고등교육 재정확대를 위한 입법방향’ 세미나에서도 몇몇 사립대학 총장들이 고등교육재정 확보방안으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도입을 촉구했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교육부 관계자들의 제도 도입에 대한 의견은 “현실적으로 지금은 어렵다”는 입장을 에둘러서 표현했다.

교육부 A고위 관계자는 “몇몇 사립대학 총장들과 고등교육 관계자들이 한국의 사립대 전체 상황과 고등교육 정책 수순에 대해 너무 모르다 보니, 아무 때나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도입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초·중등 교부금과 고등교육 교부금은 여건이 크게 다를 뿐만 아니라,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도입한 몇몇 외국의 경우와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촉구하는 것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내세우거나, 국가 전체예산 씀씀이를 사립대 차원에서만 고민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B고위 관계자는 “사립대는 재정압박 해결 차원에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도입을 촉구하지만 교부금은 국민세금으로 대학을 지원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엄격한 잣대와 교부금 도입에 필요한 환경조성이 더 우선돼야 하는데 이러한 내용을 정치인이 대통령에게 통치적 차원에서 도입을 결단하라는 것은 절차를 너무 건너뛴 요구일뿐만 아니라, 현재 사립대의 실제적인 재정압박은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학교법인의 문제가 훨씬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는 “대학 등록금이 수년째 동결 내지 인하됐지만 물가수준과 비교해 여전히 비싸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 2000년에 연 451만1000원이었던 4년제 사립대 평균등록금은 지난해 739만9000원으로 올랐다. 만약 2000년 이후 대학들이 매년 물가상승률만큼만 등록금을 올렸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연 700만원 수준이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즉 대학들이 물가가 오르는 것보다 등록금을 더 많이 올렸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교육부 관계자들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은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추진정책과 자연스러운 시장원리에 따라 부실대학이 나름 정리되는 시점인 2021년말이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대통령의 대선공약에도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도입을 고등교육의 중요한 정책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에 분명, 현 정부 임기내에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 고위 관계자들은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판정되면 내년부터 지원되는 일반재정지원은 학교 사이즈별로 지원 포뮬러에 맞춰 지원될 것이며, 이 지원액은 대학의 일반경상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풀었다.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36%미만인 역량강화대학과 그 이하인 재정지원제한대학들이 드러났고, 정원감축 목표인 2만명이 감원되다 보면 여러 기준의 시장원리로 퇴출되는 대학이 1차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교육용 기본재산을 수익용으로 전환하는 사립학교법 일부개정안은 빨리 통과시켜 교비회계로 수익보충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법발의 취지에는 교육부도 계속 같은 입장”이라며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시행하기 전에 사립대 재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제도를 시행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순차적인 정책에 사립대가 협조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같은 당 서영교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 3건이 계류돼 있다.


박병수 기자  pbs1239@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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