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왼쪽부터) 김도연 포스텍 총장, 정무영 울산과학기술원 총장, 김창수 중앙대 총장, 김용학 연세대 총장,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이들 5개대학 총장들은 과감한 고등교육 정부투자, 지나친 간섭배제가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U's Line 김하늬 기자]김도연 포스텍 총장, 정무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 김용학 연세대 총장, 김창수 중앙대 총장,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등 5개 대학 총장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대학의 현실적인 위기에 대해 “시간이 문제이지 존폐위기에 다다른 한국 대학은 1/4에 가깝다”며 “멈춰 설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해 달리는 기차와 마찬가지다.”라고 우려했다.

한국 대학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급격히 약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대학들이 비용 감축에만 골몰하고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의견을 모았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싱가포르와 중국, 대만에 이르기까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고등교육에 천문학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한국 대학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점차 약해지고 있는 상황을 여실히 드러낸 게 지난달 7일 매일경제가 보도한 'THE(Times Higher Education) 2018 아시아 대학순위'에서 국내 대학은 서울대(9위)와 카이스트(10위)만이 10위권에 턱걸이 한 상황이다. 100위권에 진입한 국내 16개 대학중 9개 대학 순위가 큰 폭으로 하락해 국내 상위권 대학들의 국제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외국의 좋은 교수들을 데려올 수 없고, 되레 좋은 교수들을 외국에 뺏기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현재 고등교육 재정투자로는 국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없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한국 인재들이 중국, 싱가포르, 홍콩을 넘어 대만까지 교수로 가는데 심한 곳은 한국과 연봉이 무려 10배 차이 나기까지 한다"고 전했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한 데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대학행정이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총장들은 지금 한국 대학의 위기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김창수 중앙대 총장은 “대학구조조정은 시장원리에 따라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고등교육은 공공재산이고 공동의 가치니까 국가에서 관리해야 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시장의 원리'가 들어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200개 대학 등록금이 다 똑같고 대학 내부 문화도 마찬가지로 비슷하다. 시장 원리가 도입되지 않으면 구조조정은 굉장히 힘든 얘기가 된다”고 제기했다.

김창수 중앙대 총장은 “왜 시장이 작동하지 않느냐. 원인을 분석해봐야 한다. 출구가 없다는 게 문제다. 사립대학은 특별히 더 그렇다. 설립자 등 구성원들이 사립대학을 정리하고 잔여재산을 처분해서 다른 걸 할 수 있도록 출구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현행법상 그게 전혀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힘만 갖고는 절대 할 수 없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국회가 나서야 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계대학 설립자들이 지속적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것보다 팔고 나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할 수 있도록 출구전략을 짤 수 있는 구조개혁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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