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남한산성 데려가 성추행”…피해자 “미투운동 뒤 연락사실 무마시도

[U's Line 오소혜 기자]경기 성남소재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L교수가 성추행 피해 여학생의 고발로 직위해제가 됐다.

가천대는 “최근 대학 대나무숲 커뮤니티에 Y학과 L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고발 글이 올라와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3월2일자로 해당 교수를 직위 해제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이 커뮤니티에는 ‘2년 전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한 교수가 학교에서 연습하고 있던 여학생을 승용차에 태워 교외로 데리고 가 성추행을 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피해 여학생은 고발 글에서 “ㅇ교수는 저를 남한산성 중턱쯤 걷자고 제안한 뒤 걸으며 손깍지를 끼였다. (하지만) 교수님은 저에게 너무 높으신 분이었기 때문에 그때까진 아무런 의심 없이 따라 나갔다. 그러다가 남한산성에 사람이 없는 으슥한 산기로 저를 데리고 가더니 갑자기 멈춰 서곤 주위를 둘러보고 저에게 키스를 했다(덮쳤단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너무 놀라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교수님은 제 몸을 더듬고 제 손을 교수님 속옷 안으로 집어넣었다. 너무 놀라 몸도 움직일 수 없었고 거절할 생각조차 못할 만큼 놀란 상태였다. 그 이후에도 교수님은 저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을 했지만, 그 이야기까지 하긴 아직 두렵다”고 털어놨다.

또한, 피해 여학생은 “이러한 일들을 저지르는 교수가 아무렇지도 않게 학교에서 수업하고 또 여러 여자 학생들에게 연락해서 실제로 저와 비슷한 일들을 저지르고 여러 학생에게 자기가 불쌍한 사람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과 행사에 참여해서 학생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을 하는 것이 너무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특히 피해 여학생은 “미투운동 이후 해당 교수가 연락을 해 와서 공연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저는 이런 일을 입막음 하는 데에 제 소중한 꿈을 이용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고도 했다.

또 “배우라는 꿈을 위해 간절히 우리 학교에 들어온 학생들을 더 이상 더럽히지 말아 주세요. 나는 당신이 우리 학교에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가천대 관계자는 “L교수가 아직 사의를 표한 상태는 아니지만, 직위해제와 함께 강의를 배제한 뒤 현재 L교수를 상대로 특별감사를 진행 중이다. 결과에 따라 엄중한 조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남여성연대 등 경기도 성남지역 여성단체는 9일 오전 해당 사건의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천대 앞에서 열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달 28일 가천대 SNS에 올라온 피해 여학생의 고발 글. 가천대측은 이 글이 올라오자 진상규명을 위해 2일 직위해제를 했다. 가해 의혹을 받는 L교수는 성추행을 시인하지 않은 상태이며, 학교측은 특별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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