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청소노동자 구조조정 심각"…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대학 최소한 사회적 가치 지켜달라"

김하늬 기자l승인2018.01.1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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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 고려대를 방문해 청소노동자들을 만났다. 최근 고려대는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 빈자리에 '3시간 알바'로 채우겠다고 밝히면서 청소노동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사진제공: 청와대>

[U's Line 김하늬 기자]11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신이 재직했던 고려대로 가서 청소노동자들을 만났다. 청소 노동자를 구조조정하고 그 자리에 시간제 '알바'로 대처하려는 고려대 현장으로 달려간 것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로 벌어지는 일시적인 고용불안 문제는 청와대가 직접 챙기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고려대는 인건비 부담으로 정년퇴직 청소노동자 10명자리에 '3시간짜리 초단기 알바'로 대처하겠다고 나서자 적립금을 수천억 원씩 쌓아 두고 있는 고려대가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반박이다.

이날 면담 자리에서 장성기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지부장은 “고려대는 정년 퇴직자가 생길 때마다 정년퇴직에 빈자리를 3시간 알바로 채운다고 한다"고 말하자 장하성 실장은 "저도 그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한다"고 답하며 공감을 표했다.

고려대 청소노동자들은 "노동자도 인간 대접 받으며 일하고 싶다", "계약이 만료되는 12월말이면 항상 불안하다. 불안감 없이 존중받고 싶다", "청소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에 비해 학교가 책정한 개인별 용역단가가 과도하게 높은데 왜 직접 고용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공공부문이나 공익성이 높은 사업장부터 직접 고용에 나서달라"는 바람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장하성 실장은 "도깨비 방망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뿐이 아니라 진심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구조조정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요구사항을 청취한 장하성 실장은 곧이어 1시간 10분가량 학교측을 면담했다. 장 실장은 "대학이 최소한의 사회적 가치를 지키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가는 방법을 찾는 데 대학이 앞장서 달라.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고용안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 측이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장 실장은 "청소노동자들을 단시간 노동자(아르바이트)로 대체하는 것이 고착화될까 우려된다"며 "나쁜 일자리가 새로운 고용프레임으로 확산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장하성 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청와대 최저임금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이날 첫 회의에 들어갔다. TF가 첫 현장 시찰지로 고려대를 택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아파트 경비원, 청소 업무 종사자 등 고용 취약 계층의 고용이 흔들리지 않도록 점검하고 특별한 대책을 마련해 주시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로 진행되는 구조조정에 대해 "청와대가 별도의 일자리 안정 점검팀을 만들어서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방안도 검토하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방침을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재천명하고,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재계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최저임금 TF'에는 반장식 일자리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문미옥 과학기술 보좌관 등이 청와대 각 부서가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TF는 당분간 매일 회의를 열어 최저임금 상황을 논의하고, 각 부처와도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청와대 TF팀 인사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현장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기도 하다. 이를 비춰볼 때 이날 자신이 몸담았고, 모교이기도 한 고려대를 방문한 장하성 정책실장의 입장은 난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고려대가 취할 청소노동자의 운영에 대해 주목이 된다.

 


김하늬 기자  hani@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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