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 7년, 자율성·재정운용 기대이하 성적

'법인화 발전방향과 과제' 서울대 포럼…강창우 교수 "자율성 적극 활용해야" 김하늬 기자l승인2017.12.0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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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Line 김하늬 기자]서울대가 2011년 법인화를 한 지 7년이 지났지만, 대학 자율성이나 재정 운용 측면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창우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6일 서울대 교육연구소 주최로 관정도서관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법인화의 발전방향과 과제' 포럼에서 "대학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법인화를 추진했지만 여전히 여러 제약이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강 교수는 "법인화 이전에는 학내 구성원이 대학운영을 결정했지만, 이후에는 외부 구성원이 절반 이상인 이사회가 최고의사결정 기구로 운영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면서 "총장선출 역시 학내 구성원이 직접 선출하는 방식에서 총장추천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인화로 얻은 조직설치 및 폐지의 자율성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했다"며 "개편한 부총장 제도의 활용이 부족했고, 효율성을 위한 조직 신설도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재정 운용과 관련해서는 "서울대법 22조에 따라 국유재산의 무상양도가 가능하지만, 학술림의 무상양도 논의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수원캠퍼스를 비롯한 부동산을 정부로부터 무상양도 받았지만 매년 세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현석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부는 이미 법인화된 대학에 대해 일반 국립대와 구별되는 재정회계 및 조직인사의 자율성을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대학이 과감한 기업가적 대학의 면모를 보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화는 눈치봐야 할 시어머니"

 

서울대가 '국립대학'에서 '국립대학법인'으로 법인화한 지 7년이 됐다. 그러나 학내에서 득보단 실이 많았다는 불만이 적지않다. 예산, 인사 등에서 자율권이 생겼지만 의사결정 구조가 변하면서 학내 민주주의가 후퇴했고 과세, 공공기관 지정 문제 등 난제를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서울대는 2011년 12월 법인화 조처로 교육부의 직접 통제를 받는 '국립대'가 아니라 인사와 조직, 재정에서 자율성을 누리는 '국립대학법인'이 됐다. 교수와 직원의 인사권을 교육부가 아닌 대학 본부가 갖게 됐고 자율적으로 재정을 운영하는 한편 수익사업도 가능해졌다.

2015년 서울대 통계연보를 보면 서울대 법인회계 예산은 2012년 6천90억여원, 2013년 7천124억여원, 2014년 7천421억여원, 2015년 7천711억여원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자율성을 일부 획득했음에도 학내 민주주의는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고의결기구로서 이사회가 생기면서 과거 최고의결기구였던 평의원회는 심의 기구로 역할이 축소됐다.

법인화 이후 처음 치러진 2014년 간선제 총장선출 당시 이사회가 총장추천위원회에서 2순위를 받은 성낙인 현 총장을 최종후보로 낙점해 잡음이 일었다. 당시 조흥식 서울대 교수협의회장은 "이사진의 절반 이상이 외부인사로 채워지면서 학교의 주인인 교수, 학생, 직원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법인화의 최대 장점인 수익사업이라는 최대 장점도 틀을 갖춰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이 대학 평의원회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 대학기업의 연매출은 154억원(2014년 기준)으로 외국 경쟁대학인 중국 베이징대의 769억위안(약 14조원, 2013년 기준), 칭화대의 461억위안(약 8조4천억원, 2013년 기준)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외에도 대학의 자산손해도 발생했다. 지리산과 백운산 일대 남부학술림 등 기존 '국립 서울대'가 가진 국공유재산을 법인 서울대가 양수하는 문제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무상으로 양도받은 수원캠퍼스를 놓고 경기도와 수원시가 취득세와 재산세 등 30억원의 세금을 부과하는 등 각 지자체는 법인이 된 서울대 자산에 세금을 매기려 시도하는 상황이다.

수원캠퍼스처럼 서울대가 양도받았을 때 지자체가 세금을 부과할만한 자산은 연구단지 예정지, 수목원 등 여전히 많다. 정부가 최근 서울대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려 하는 움직임도 서울대 입장에선 골칫거리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매년 경영평가 등을 받아야 해서 '자율성'은 더 후퇴할 수 있다.

서울대는 이들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2월 ▲ 서울대 법인에 국가·지자체가 갖는 토지 수용권 부여하고 국세·지방세 등 납세의무 면제 ▲ 공공기관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도록 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국립대학법인 서울대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유기홍 의원 대표발의)을 내놨지만, 개정안은 19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자동폐기됐다. 서울대는 내부 논의와 의견수렴을 거쳐 개선안을 도출해 재입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법인화를 처음 해보는 데다 대학이 일반 정부 출연기관과 다르다는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며 "세금과 공공기관 지정 문제는 대학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문제이니만큼 교육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를 설득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내에선 정부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눈치를 봐야 할 ‘시어머니’만 늘었다는 푸념이 나온다. ‘돈줄’을 거머쥔 기획재정부는 서울대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예산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와도 사사건건 대립 중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말만 법인화일 뿐 서울대는 교원 한 명조차 알아서 뽑을 수 없다”며 “미래 유망 산업에 대비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빅데이터 혁신대학원을 설립하려고 해도 교육부와 기재부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김하늬 기자  sohye@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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