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남대의 무모한 도전

학교법인의 설립취지에 맞는 교육사업에 열중해야 박병수 편집국장l승인2017.11.1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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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한남대 정문

대전기독학원 한남대가 서남대 인수를 위해 전북소재 은행권 대출 요청이라는 마지막 수를 들고 나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산하 연금재단에 서남대 인수자금 대출을 요청했으나 사업의 불확실성으로 결국 부결되자 서남대가 소재하는 전북 은행권으로부터 급한 돈줄을 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남대의 의과대학 인수는 마치 숙원사업과 같다. 전주예수병원, 전주예수대학과 같은 재단이었던 대전대(한남대 전신, 1956년 설립)가 의대 및 병원 설립을 추진했지만 당시 총장이 미국 선교사에서 한국인 총장으로 바뀌고, 1980년대 숭실대 합병 및 분교 과정을 거치면서 의대 및 병원 설립은 무산됐다.

또한 의과대학 인수에 따른 장밋빛 청사진이 한남대로 하여금 서남대 인수에 물불을 안 가리게 하고 있다. 한남대는 의대는 전북 남원에 개설해야지만 병원은 어디든 설립할 수 있어 그럴 경우 대학 재단은 경쟁 대학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수 있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외에도 대전·충청권에 국한된 한남대가 영남대, 조선대, 계명대, 동아대와 같은 비슷한 규모의 지역대표 사립대가 되려면 부족한 것이 바로 의과대학이고, 의과대학이 생기면 충청 대덕밸리 캠퍼스에 있는 생명나노대학과 연계한 바이오나노분야 특성화대학으로의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꿈을 꾸고 있다.

그러나 한남대의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서남대 인수를 부정적이거나 심지어는 시대적인 흐름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맹목적 꿈이라고 질타하는 이가 적지 않다. 의과대학 인수에 가장 부정적인 견해는 학교 돈줄이었던 70~80년대 의과대학을 아직도 그리고 있다는 질타다. 또한 2023년이면 대학 입학인구가 대학정원 보다도 적어지는 상황에서는 대학의 내실화와 특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에다 한남대의 재정적인 상황은 의과대학을 성장시킬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大盜(대도) 이홍하 서남대 설립자의 횡령액 333억원과 누적채무액 180여억 원을 합치면 500억 원이 훌쩍 넘는다. 인수금액만이 그렇다. 의과대학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려면 500억 원은 더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한남대의 서남대 인수는 부정적이다. 500여억 원의 인수 자금이 있다면 재학생들 교육여건 개선, 법인의 책무실천, 장학금 확대를 위해 사용하는 게 한국 사회 급변에 대체하는 올바른 대학의 자세이며, 미래지향적이라는 제언이다. 한남대 관계자는 인수는 대학돈이 들어가는 게 아니고 학교법인의 자금이 투여되는 것이라며 인수 부적절함에 대해 확대해석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16년 한남대의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 수준은 전국 186개 대학중 74위 수준이며, 법인전입금 비율은 0.13, 법정부담금부담률은 0.24% 전국 대학중 최하위 수준이다. 또한 등록금대비 장학금도 46.6%로 전국 대학중 어중간 수준의 지급률을 보이는 형편이다. 교육법인으로 교육환경 개선에 할 일이 무척 많은 상황이다.   

대전기독학원 한남대는 교육목적의 학교법인이다. 합병을 통해 사업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기업이 아니다. 또한 의과대학이 숙원사업이라는 주장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다. 서울소재 K대는 의과대학의 병원운영으로 연간 손해액만 200억 원에 이른다. 그 학교 관계자는 ‘병원이 계륵’이라고 표현했다. 의과대가 없는 서울 주요대학 H대학 한 총장은 의과대학 설립을 총장 공약에 내세웠다가 당선 이후 한 치도 진전을 보지 못했다. 결국 시대흐름을 잘 못 읽은 패착으로 결론 났다. 그만큼 그 대학은 아까운 시간을 잃고 말았다.


‘비리’(非理)의 사전적 의미는 바른 이치나 도리에서 어그러지는 경우를 말한다. 비리는 실제 비리를 저지른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은 방기하고, 다른 목적에 치우치는 경우도 사전적 의미에서는 일종의 비리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사학비리 척결 의지가 뚜렷하다. 전국에 여러 대학이 사학혁신추진단의 특별조사를 받고 있다. 대부분 언론에서 비리를 적발해 보도한 대학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

한남대의 서남대 인수 결정여부는 한남대 몫이다. 그러나 지금 한남대가 소재한 충청권 몇몇 지역 언론에서도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드시 귀담아 들을 때다. 교육법인의 가장 큰 책무는 경제적 이익을 내는데 있지 않다. 이 나라의 동량이 될 인재들을 잘 키워내는 것이다. 49명의 서남대 의과대학 정원을 이어 받기 위해 수 백억원의 인수자금을 쓰겠다는 학교법인의 추진이 적절치 않은 것은 한남대는 서남대 인수보다 할 일이 무척 많은 대학이라는 것이다. 숙원사업이기 때문에 의과대학을 인수해야 한다는 것은 교육법인으로서, 한국사회가 급변하면서 대학사회도 크게 요동치고 있는 이 시점에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학생들을 키우는 학교 교육법인으로서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되돌아 볼 때다.    


박병수 편집국장  pbs1239@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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